겨울 등산이야기-눈이오는 날이면 생각이난다

by fm posted Feb 11, 2013 Likes 0 Replies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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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삭제된 경위를 모르겠지만

사고로 생각한다.

별 삭제 대상이 아니었는데…….

다시 한 번 기억을 더듬어 올리는 점 양해바라면서

다음부턴 내용을 저장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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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높아 등산을 하고 있다

벌써 6개월이 되어간다

매주 한번씩. 왕복 6마일정도. 4-5시간을 소요하지만 그 효과는 충분히 보고 있다

처음 한 달은 너무 힘들어 거의 포기 하고 싶었고, 그다음엔 견딜만했는데, 이젠 습관적으로 해야만 몸이 편하다

오래전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 서울지방에서 산악회원으로 많은 활동했던 기억이 새롭다

주말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두 번 휴가철에 장기간 훈련과 등반을 즐겼다


누가 인생을 등산에 비유했나?

참으로 마음에 살갑게 느껴지는 말이다

특히 하산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조심해야지, 자칫 실수하면 만회할길없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겸손을 배우고 창조주의 솜씨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며칠 전 등산길에 우박을 맞으며 걸었다

남가주에선 보기 드문 눈과 우박이 떨어지는 소리와 모습을 보면서 큰 감흥이 있었다.

동부에서 눈사태로 힘든 분께는 양해를 구한다.


문득 눈 오는 겨울 등산에 얽힌 이야기가 떠올라 간단히 적어본다

6명의 우리 산악회원들이 눈을 맞으며 ,위험하다고 돌아가라는 경고도 무시한 채, 끝내 산꼭대기 정상을 정복한 것은 통쾌한 일이었지만

아무도 주위에 없는 것을 확인하니 두렵기도 했다

눈 덮인 산길에 모두 하얗게 보이니 여기가 거기 같고

큰 고생하면서도 무사히 내려오는데

길가에 한그룸의 여대생들이 다리를 삐어

걷지못하는 한명의 친구를 도와줄,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삔다리를 여럿이 붙잡을 순 없어서

한명이 등에 업고 내려가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업고 가기로 결정했다

한명의 사람이 그렇게 무거운 줄 첨 알게 되었다


.............. 중략..................


고맙다는 인사와 / 언제 식사라도 대접하겠다기에

그냥 인사로만 알았는데

"내년 첫눈이 내리는 날 명동성당 맞은편 골목 2층 (약속)이라는 다방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꼭일년만에 첫눈 나리는 어느날 우리는 그 생각이 났고 ,웃으며 가봤더니 정말 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이야기와/ 웃음이 오가고/ 재미있었다.


사실은 그들을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 등산복에 파카모를 뒤집어쓴 그때 모습과  일상복에 마후라를 걸치고, 화장까지한 아름다운 모습을 분간키 어려웠다

문제는 그날 내등에 업힌 여학생이 너무 예뻐/ 우리친구들 모두  서로 친하려고 선의의 싸움이 벌어졌다. ㅎㅎ


................생략....................


몇 번의 만남이 계속될 수 있었던 행운이 나에게 찾아왔다


나를 선택한 이유는 착하게 보였고, 그날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한번은 내가 병원에 입원한일이 있었다― 대단친 않은 일로

입빠른 친구가 그녀에게 연락하는 바람에

급히 방문온 그녀가  "왜 자기에게 아무 말도 없었냐?" 고 추궁한다.


고맙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나를 걱정해준다는것이...



때마침 어머니가 왔다가 놀란 표정이다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가신다


며칠 후 하시는 말씀

" 여자 친구가 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당황스럽게 하느냐.


여염집 규수로 보기엔 너무 예쁘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자로 보기엔

너무 교양 있고 예의 바른 말씨하며, 하긴 네가 술집에 갈일도 없는데 말이다"


자초지종 내 얘기를 들은 후에야

안도의 숨을 쉬면서

하시는 말씀


"빠지지말아라 네가 상처받을까 겁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아라!"

쳐다보는게 무슨 죄라고 ?


차츰 알게된사실이지만

그녀는 부잣집 외동딸에, SS 여자대학교 퀸에 뽑힌 수재며 마음씨도 넓은 여인인데 감히 나의짝은 아니지?


가끔 명동길을 같이 걸어 다닐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아니 그녀를 쳐다본다. 한참씩이나


잠시 후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나를 또 본다.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듯이...


일생을 미인과 같이 산다는 것 여간 고역이 아닐까 싶었다.

결국 그렇게 친구사이로 남게 되었지만


그녀의 마지막 그말 한마디-

"모든 조건이 나보다 못한 사람이, 그 때문에 내 프러포즈를 거절한다니 이해할 수 없네요.

여자의 자존심도 무시한, 좋지않은 사람!.... 

그러나 진실하고 신사답게 나를 대해 준 것

고마워하며 살아갈거에요"


지금도 눈 오는 날이면

그때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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