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밤에 연가(戀歌 )

by 저녁마을 posted Dec 21, 2010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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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어 춘풍(春風)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이 시는

조선 중종 때 부터 선조 때 이르러

송도 기생이었던  황진이의 戀詩 중에 으뜸이라 할 만하다.

그것은

황진이의 섬세한 감정으로 연모의 情을 구체적 사물로

형상화 한 점 때문일 것이다.

 

홀로 지세우는

동짓달 기나긴 밤, 임을 그리는  애틋한 심경을

어쩌면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 했을가

 

기다리는 임은 동짓달 긴 밤이 지나고 이듬해 봄과 함게 올 것이다.

임과 함께 할 봄 날 밤은 너무나 짧아  길게 보내고 싶은 女心은

동짓달 긴 밤 허리를  싹둑 잘라 춘풍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어 두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

연모의 정은 동짓달 밤처럼 길고 어둡고 견디기 힘드는 기다림 끝에 찾아 왔다가

 야속하게도 봄처럼 짧게 정을 두고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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