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마음

by 진주 posted Jul 04, 2015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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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을 먼저 알리는 것은 

불꽃놀이의 귀청 터질듯한 폭죽소리다.

이번 해는 기념일 며칠 전부터 일찍 폭죽소리가 들렸다.

집이 한적한 곳에 있는 까닭에 

동네 사람들은 인종을 무론하고 폭죽을 몇 시간씩 터트린다.


나는 어릴 적에 옆집 옥상에 떨어진 벼락소리에 놀란 이후로부터 

큰 소리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미국와서 딱 두번 불꽃놀이 축제에 참가했지만 

한번은 큰 소리에 심장이 울렁거려 중간에 집으로 온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집에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애견(D)한마리가 살고있다.

처음 이민와, 딸과 함께 외로운 시간들을 함께 보내면서  정이 든 핏불과 테리어 혼혈의 D이다.

핏불의 피는 가졌으나 생긴 것은 바둑이처럼 귀엽다.

근데 이 아이는 자랄수록 겁이  많아 도무지 데리고 다녀도 의지가 안되는 무늬만 핏불이다.


안식일 전날 밤,

교과 공부책을 뒤적 거리며 집중하려고 했지만 

뻥뻥 폭죽을 쏘며 나와 D의  심장이 두근거리도록 동네 사람 누군가가 먼저 축제를 시작했다.

바깥에 있는 겁쟁이는 문을 긁고 낑낑 대기를 멈추지 않았다.

몇년 전,  한번 가출한 댓가로 경찰에 붙들려 가

한 사흘 감옥살이를 하고 나오는 조건으로 발에 칩을 받았다.

666의 적그리스도가  미리  칩의 주파수를  조작해서인지  그 뒤로  심장이 많이 허약해져

몇번 발작을 했었고 그것이 딸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또 발작을 하겠나 싶어 이번에는 그냥 두려움을 이기고 D가 D다워지게 내버려두기로하고

데리고 들어오려는 남편을 막았다.

그렇게 삼십분쯤 지날 동안 내 마음속엔 갈등이 일어났다.


살아오면서 나를 제일 힘들게 한 것은 동정심이다.

남에게서 받아본 적은 기억으로  없지만 

사람에게 대한 동정심이 너무깊어 힘들었다고 하면 비웃음을 받을소리다.

허나 그랬다. 

나의 삶을 거쳐간, 눈물이 삶의 반은 차지했던 사람들, 

그들을 마음껏 도울 수 없었던 나의 가난과 처지가 원망스러워 어떨 땐, 

하나님께 소리친적도 있었다. 차라리 이 마음을 거두시라고...

피곤하고 지친 이민생활, 그리고  승화되지 못한 성품이 냉정심으로 둔갑하여 

동정심은 오히려 값어치 없는 감정이라 정의하고  마음에서 빼내고 떠 밀었다.

한번씩 본성을  솟구치게 만드는  대상을 스칠 땐 억지로 마음에 힘을준다.

그리고 최면을 걸듯이 중얼거리며

내가 받은 상처를 끄집어내어  "너 보다 내가 더 힘들기 때문에 너는 너의 힘으로 견뎌야 해"...


삼십분이 지나서 밖에서  헐떡거리는 소리가 들려 얼른 나가보았다.

침이란 침은 마당에 다 흘려 뿌려놓았고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목에 매인 줄을 끊으려고 했던지 입가에는 피가 고여있고 눈엔 핏발이 서 있었고

숨이 찬지 혀는 길게 뽑혀 죽을힘을 다해 호흡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마음을 묶고 있던 냉정의 끈이  D목줄과 함께 풀려버렸다.

방안에 뛰어 들어온 D는 조금있다가 발작했고 딸은 나를 원망하고 ...

말 못하는 D지만 공포스런 상황을 이기기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얼굴이 퉁퉁 부어있도록 잠을 설쳤다.

밤새도록 내 심령을 갈구는 성령님의 음성에 나 또한 몸부림을 쳤었기 때문이다.


요즘 화자되고 있는 큰 뉴스는 동성애이다.

머리가 찌끈 거릴 정도로 이곳 저곳에서 소식을 터트린다.

소돔과 고모라, 말세지 말의 사건, 그리고 미국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

주님의 재림이 가까왔다는 행복한 징조로 받아들이자고 남편과 염려하면서도 

그 죄악의 사건현장에서 벌어졌던 화재사건을 유튜브로 보면서 속으로 통쾌했던 고백을 한다.

오 주님...

그 감정은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는 것이었다.


울부짖는 D소리를 들으며 밖으로 뛰쳐 나갔을 때 본 것은  D보다도

화제속에서 불타는,  지옥의 장면같이  울부짖는 동성애자들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시는 주님, 마른 가지도 꺽지 않으시는 주님께선

멸망 가운데서도 하나의 생명이라도 건지고픈 사랑, 곧 동정심의 감정이셨다는것을 보여주셨다.


높은 산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보면 키의 높이가 차이가 없듯이 

하나님의 보좌에서 바라 본 땅의 죄악이

더 더럽고 덜 더러운 것의 양과 질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살인자도 창녀도 그 어떤 더러운 행위를 했던 죄인도 

같은 죄인이며 같은 의인이다.

율법에선  동성애자나  거짓증거한자의 형벌의 차이는 있지만

은혜에서는 동성애자나  거짓증거한자의 죄사함은 완전히 동일하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남을 미워 하는것이 곧 살인한 것이라고

무지막지한 행위와 남에게 쉽게 들킬수 없는 감정을 동일죄로 지적하셨다.


나의 생각으로 D는 D다워져야한다고 정의를 내리고 

나의 생각으로,  이단이란 모욕을 견디며 신앙을 고수한 내가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십사만사천이란 교리의  울타리를 둘러치고 울타리 밖 너희는,

반드시 댓가를 받아야한다는 정의를 내린다면 

주께서는 차라리 함께 댓가를 치르시는 자리에 서실 것이다.

한 생명이라도,  한 생명이라도 더 구원케 하시기 위해

동정심의 강물을 우리에게 쏟아 부으시는데도  우리는,

나의 계명을 지키기위해 예수의 계명을 마음에서 빼내고 떠 밀고 있다.

오 주님 저를 용서해 주옵소서.


오늘 교과공부 시간에 선교에 대하여, 빛과 소금에 대하여

알고있는 지식은 다 풀어들 놓았지만 

영혼에 대한 동정심과 그 동정심 때문에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셨고 

또 우리에게 선교의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던 것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무엇으로 인해...

이토록 마음에 힘을 주고 신앙생활 하고 있는지...


아직까지 폭죽소리가 들리지만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그 가운데의 그 누군가가 예수님의 눈동자 속에 담겨질 것을 믿기에 

그 누군가의 구원을 위해 지금 당장의 행위에 대하여 

내가 정의를 내리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도로 찾은 동정심의 빈 그릇에 그동안 떠 밀어 내었던 소중한 영혼들의  이름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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