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6.01.26 21:16

박헌영의 아내

조회 수 225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사 관련 사진
▲  손석춘 소설 <코레예바의 눈물>은 독립운동가 박헌영, 김단야의 부인인 주세죽의 삶을 되살렸다.
ⓒ 동하

관련사진보기

1901년 함흥의 중농 집안에서 태어난 주세죽은 천부적인 피아노 실력과 미모로 인해 당대 최고의 미녀로 불리는 여성이다. 그녀는 함흥 3.1운동의 선봉에 섰고, 감옥에서 일본 경찰에게 능욕을 피하다가 가슴에 담뱃불 상처를 입을 만큼 민족의식도 갖고 있었다. 

일제에 대한 울분으로 번뇌할 때,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외국인 선교사의 추천으로 상하이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가 만난 인물이 '이정'이라는 가명을 쓴 박헌영이다. 박헌영의 아내였다는 이유로 그녀의 이야기는 남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언론인 출신 작가 손석춘의 손을 통해 온전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설은 작가가 실크로드를 시작으로 아랍으로 향하는 길을 떠났다가 우연히 들른 카자흐스탄 도시 크즐오르다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주세죽과 교분을 나누었다는 최길순 할머니가 남긴 책장에서 주세죽의 기록을 만난 후, 복원하는 얼개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길을 지나가면 모두에게 주목받을 만큼 아름다운 여성이었던 주세죽의 상하이 생활은 이정 박헌영을 만나면서 바뀐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그녀는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녀의 삶은 워낙에 정치적 거목이었던 박헌영으로 인해 조연처럼 흘러간다. 박헌영의 국내 진입 시기에는 같이 조선에 들어가 투쟁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녀의 삶을 복잡한 양상으로 끌고 간다. 1933년 7월 5일 박헌영이 상하이에서 일경에 체포된다. 그녀는 다행히 피신해 동지인 김단야와 은거에 들어간다. 이후 러시아로 향하는데, 그녀에게 들린 말은 박헌영이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처음 만날 때부터 그녀에게 연정을 품었던 김단야의 거짓말이었지만 그녀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다 지속적으로 구애하는 김단야와 동거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1937년 11월 김단야 역시 김춘성(이성태)의 밀고로 일제의 밀정이라는 혐의를 받아 체포되어 처형된다. 스탈린 집권 이후 강해진 음모 정치를 주세죽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그녀도 카자흐스탄의 모래사막 크즐오르다에서 5년 유형에 처해진다. 극악한 상황으로 김단야와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잃고, 막막한 생활을 한다. 그러나 공장 게시판의 신문 <프라우다>를 통해 박헌영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자초지종을 당에게 보낸다. 

기사 관련 사진
▲ 박헌영, 주세죽의 가족 사진 러시아에서 딸 박영(비비안나)를 낳고 찍은 가족 사진. 이런 시간도 잠깐. 이 가족은 뿔뿔히 흩어져 당대를 살아야 했다.
ⓒ 동하

관련사진보기


공산주의를 선택했다는 이유 때문에 한국에서, 박헌영이라는 이름 때문에 북한에서조차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주세죽의 삶. 빼어난 미모로 인해 부유한 삶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항상 벼랑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상하이에서, 서울에서 독립의지를 불태우며 선전지를 만드는 투사였다. 특히 박헌영조차 버리지 못했던 남성 우월주의에 끝없이 도전하면서 완성된 혁명투사이기를 지향했던 그녀의 모습이 소설에는 곳곳에 심어져 있다. 

남들에게는 축복이었을 아름다움이 김단야의 연모로 변질되어 그녀의 삶을 분열시켰지만 그녀는 사실을 파악한 이후에도 구걸하기 보다는 떳떳하게 그녀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 제대로 얼개를 풀지도 못한 채 영면한다. 

마지막 편지를 통해서 나타나듯 그녀는 박헌영에게 한국 전쟁의 씨앗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 일생에 공산주의를 선택했지만 소련의 꼭두각시가 아닌 주관있는 한국식 공산주의를 주장했다. 크즐오르다에서 만난 홍범도 장군이나 카레이스키의 삶을 만나면서 오롯한 민족의식을 항상 안고 살아간다. 

손석춘 작가는 과거 한겨레 신문 기자로 재직시부터 알던 선배지만 작가가 된 이후 챙겨보는 작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소설을 통해 글이나 스토리 등에서 완숙해진 그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다. 소설을 읽으면서 박헌영이나 김단야 외에도 허연이나 허정숙, 임원근 등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이 한눈에 보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 ?
    대표 2016.01.26 21:56
    좋은기사 올리셨네요
    다른 질문입니다
    지난핸가 이곳에서 안철수 지지비스무리하게
    좋아하신단 말씀하신거로 기억됩니더
    저야 첨부터 노빠니까 철수가 새정치네 뭐네
    해도 맘에 차지도않았지만
    김균님도 금방 그렇게 변하는거 아닙니다
    연세드실수록 처음 먹은마음 변치마세요
    이제는 문팬으로써 자연시리 문재인대통령후보를
    위해 또 뛸터이지만 김균님도 문재인대통령 정권출범
    탄생을 위하여 노년에 기도나 팍팍해주세요
    얼마전 작고하신 신영복교수님의 "처음처럼"
    명언입니다 가슴팍에 팍 새기시고 철술랑은
    잊어버리세요!
  • ?
    김균 2016.01.26 23:32
    내가 안철수 지지한단 말
    어디서 들으셨어요?
    신문에도 안 났고 인터넷에서도 본 적이 없어서요
    전에 국민참여당 진성당원었다고 했지요
    유시민의원 참 좋아했거든요
    근데 합당하는 바람에 그만 뒀어요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입당했어요
    홧팅
    그런데 여기다가 이런 말 해도 되나 모르겠다
  • ?
    대표 2016.01.26 23:59
    .우리도 더불어민주당 진성당원되었죠
    돈 더 벌어야되요
    요샌 기부할곳도 많고
    서명할곳도 많고
    더민주컨퍼런스 지방판 열릴때 참가하세요
    생활로 다가온 정치임을 실감하실겁니다
    글고 여기까지 걱정원놈들이 올라구요 뭐
    이곳 관리자님 정원네랑 맞짱 떠도 전혀 안밀립니다
  • ?
    김주영 2016.01.27 02:21
    정치도 혁명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들

    세죽이라는 이름이 멋있습니다
  • ?
    이슬 2016.01.29 12:46
    잘 읽었습니다, 김균 장로님.
    저는 한국역사를 많이 배우지를 않았는데...
    흥미스러운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24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72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83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72
3275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대충 정리하면? 22 하주민 2016.07.25 225
» 박헌영의 아내 5 김균 2016.01.26 225
3273 [전문] 전 한국연합회장 김대성 목사 이임사 겸 은퇴인사 2 재림마을 2015.12.13 225
3272 ‘억’ 소리 나는 목사 수입…세금은 묻지 마세요 종교 2015.08.27 225
3271 미네아폴리스 김균 2015.06.28 225
3270 제각기 다른 깨달음의 용도 fallbaram. 2015.05.07 225
3269 <자연의 황홀 그대로 > 안승윤 강위덕 2인전에 부쳐 -김명호 전용근 2015.05.06 225
3268 아무거나 해라 1 해질녘 2015.04.23 225
3267 내가 노예라니 ! 배달원 2015.03.03 225
3266 성경이 옳다면 재림교인들은 결코 구원받지 못한다. ! ? 15 fallbaram. 2016.08.19 224
3265 사랑은 아름다워 12 김원일 2016.07.06 224
3264 제수윗 SDA교단에 침투하다 6 청풍명월 2016.06.23 224
3263 자칭 얼바리 박성술 영감님 보소..간편 도시락의 주저리. 3 얼바리 2016.03.05 224
3262 재림신문 901 3 박성술 2016.03.04 224
3261 물만 잘 마셔 주어도 3 fallbaram. 2015.12.16 224
3260 성직자가 '부자'인 종교 3 당당 2015.11.29 224
3259 고등학교에 국정화 반대 대자보 등장 대자보 2015.10.16 224
3258 픽션이거나 논픽션이거나 1 2 습작 2015.08.08 224
3257 가장 말 안 통하는 이는 아버지… 처음 보는 남 같은 존재 아부지 2015.06.27 224
3256 가을바람님께 드리는 위로의 詩 1 진주 2015.06.18 224
3255 <삼육학교운동장의 축구골대>를 뽑아버리고 <운동장을 농지>로 바꿉시다 7 예언 2015.06.16 224
3254 메르스 보다 무서운 갑질균 허와실 2015.06.07 224
3253 통일 되게 하려 하심이라 하주민 2015.04.24 224
3252 예수님의 형들이 예수님에게 화가 많이 난 이유 예언 2015.04.20 224
3251 우리집 냉면 양념장 공개 5 소리없이... 2016.08.10 223
3250 집창촌 포주님이 좋은 이유 4 fallbaram. 2016.06.22 223
3249 김철홍교수님. 111기 문인성입니다. 몇 글자 적습니다. 논쟁 하겠습니다. 2 김원일 2015.11.07 223
3248 공부를 하다 좋은 논문을 발견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올립니다. 해람 2015.08.26 223
3247 남은 때가 없으리라 2 김균 2015.08.15 223
3246 “공천권, 얼마나 X드시고 싶으세요?” 진중권 “비노, 통째로 공천권 달라는 얘기” 쟁투 2015.05.16 223
3245 후지TV Mr.Sunday 세월호 SP 한국 세월호 침몰의 실상 세월 2015.05.03 223
3244 세월호 참사 잊은 부산 음악회 추모 대신 선택한 건 '침묵' 1 허와실 2015.04.15 223
3243 [최진기의 뉴스위크 6강] 왕자의 무상급식... 용어를 바로 잡아야해. '무상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이라고 해야. '무상'이란 용어 때문에 오해하지 마시라 2 의무급식 2015.04.03 223
3242 남미 재림교회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남미교회 2015.04.01 223
3241 미 육군-합참의장 MD전략 백지화 요구, "사드 배치 신중해야" MD 2015.03.25 223
3240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5년 3월 9일(월)> 세순이 2015.03.08 223
3239 성경과 인본주의 하주민 2015.02.26 223
3238 피노키오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8 예언 2015.02.21 223
3237 심판때에 니느웨 사람들의 정죄를 받게될 이세상 사람들 김운혁 2015.02.12 223
3236 한국연합회 목회부에서 자급선교자들에게 십일조를 보내지말라고 교회지남에 캠페인광고했던거 기억하십니까? 1 정만섭 2016.07.03 222
3235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김원일교수님 커피 맛...^^) 3 질문 2015.12.19 222
3234 의료선교 사명 되짚은 ‘SDA 의사회 패밀리 페스티벌’ - 이상구 박사 초청 ‘재림교인 의사와 건강기별’ 주제로 헌신 다짐 누가 2015.09.10 222
3233 본 회퍼의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 6 해람 2015.09.03 222
3232 권노갑은 물고문, 김옥두는 통닭구이…“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이희호 평전 2015.09.01 222
3231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너무 쉽게 말하지 마라 7 김원일 2015.08.31 222
3230 교황이 <짐승의 표=일요일휴업법>을 만들기 위한 예비작업을 계속 하는군요 2 예언 2015.08.19 222
3229 다니엘 계시록에 목매고 있는 이들, 적어도 이 글은 꼭 보시길 신관 2015.08.17 222
3228 선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아래 내용에만 부합하면 선지자 된다 김균 2015.08.09 222
3227 무엇이 문제인가? #2 7 Yerdoc85 2015.08.07 222
3226 부자의 저주 5 fallbaram 2015.07.19 222
3225 <경향신문> 노건호씨 “더이상은…” ‘노무현 비하’ 최우원·류병운 교수에 민·형사 소송 제기 1 국민의이름으로 2015.06.28 222
3224 맘대로 탄저균 실험하는 미군, 조사도 못하는 박근혜 정부 vop 2015.06.24 222
3223 진짜 귀신이 있나요? 살다 2015.06.10 222
3222 줄 잇는 ‘대학 신문 탄압’ 1 갑질 2015.06.03 222
3221 여성도 검찰총장이 되는 시대. 적어도 황교안과 같은 교활한 인간은 안 나오겠지 1 여성 2015.05.23 222
3220 창백한 푸른 점 4 김균 2015.04.01 222
3219 계명을님에게 5 fallbaram 2015.07.09 222
3218 조용필의 노래 한 가락만도 못한 교리 논쟁들. 8 김원일 2016.08.20 221
3217 정신님 23 비민주불공정 2016.07.28 221
3216 박성술님께 질문하다. 7 질문 2015.12.03 221
3215 잘 이해가 안되어서요 7 갸우뚱 2015.11.26 221
3214 그 인간들 김균 2015.10.13 221
3213 영화 사도를 보셨나요? 2 사도 2015.09.29 221
3212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 26회 뉴라이트 특집 배후 2015.09.15 221
3211 "국가여! 제발 대답 좀 해다오" 시사인 2015.06.12 221
3210 축구장 키스타임, 마지막 반전이 죽여줍니다 change 2015.05.18 221
3209 구원에는 세 단계가 아니라 세 국면이 있다. 6 민초1 2016.08.22 220
3208 속을 수밖에. 그래서 18 하주민 2016.06.18 220
3207 어머나, 열여덜 그래 다 죽여랏!!! 5 아기자기 2016.05.14 220
3206 이런 목사님 아세요 1 엘에이 2015.11.15 220
Board Pagination Prev 1 ...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