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신앙

by 김주영 posted Apr 21, 2012 Likes 0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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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아산의 이야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건

2006년 11월, 

삼육대학 직원 정모씨가

망치로 아내와 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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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의 믿음-순종-시험-번민을 입이 닳도록 얘기하는동안

아들의 공포는 말하지 않는다. 

아비의 신앙여정에 

아들은 소품이나 도구 같은 존재,

기껏해 봐야 보상의 트로피다. 


유대인들은 창 22장을 

아케다 이쯔학 (Binding of Issac,  이삭 결박) 이라 부른다고 한다. 

줄여서 아케다라고 한다. 


아케다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이 시험을 통과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인가?


내가 읽기에는

'아들 죽이지 않아도 된다'

'사람 잡아 바치지 않아도 된다'

는 멧세지로 읽힌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 친히 준비하셨으니

자식 잡을 생각 안해도 된다. 

양으로 족하다. 


아동희생제물이 예사로 드려지던 종교들에 둘러싸여 있던

아브라함에게는 

복음이 아니었을까?


4000년전 사람에게는 

믿음의 시험으로 제시되어야 이해될 수 있는 사항이라

그렇게 이야기되었던 것 같다. 


오늘날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으로

아브라함의 시험과 이삭의 '순종'(유년반) 을

말되게 이해하고 가르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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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잡아 제물로 바치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사기의 입다는 시험에 들었다. 


아비의 무모한 신앙의 맹세 때문에

무남독녀 외딸이 제물로 바쳐졌다


그시대는 도대체 어쨌길래

한 번 내놓은 맹세는 취소도 못했을까?

그 때 신앙이 그랬는가

아니면 정치적인 체면 때문에 그랬는가?

참 고약하던 시대,

과연 사사기의 시대다. 


모리아산과는 달리

입다의 딸을 위해서는

멈춰라, 네 아이에게 손대지 말아라

하던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그 때 하나님이 어디서 뭐하고 계셨는지

나는 모른다. 

오늘날 벌어지는 수많은 불합리하고 비극적인 일들의 와중에

하나님이 어디서 뭐하고 계시는지 모르는 것처럼.

정씨가 망치를 휘두를때

그 손목을 잡는 천사가 없었던 것처럼.


하나님이 왜 가만히 계시는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간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할 일은 

제대로 믿는 것이다. 

그 말은

조심해서 믿는다는 말이다. 


특히 아비된 자들은

믿음과 말에 조심해야 한다. 


함부로 칼과 망치를 휘두르거나

순종을 강요하는 말과 맹세로

나의 허세로 

자식을 잡게 되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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