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파행을 보며

노동자 연대 다함께 운영위원회
기사 본문
인쇄

<레프트21> 81호 | online 입력 2012-05-14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석상의 폭력 난동 사태는 아연실색과 비애만을 안겨 준다. 당권파의 분파주의와 종파주의가 도를 넘은 소치다. 물론 모든 분파주의자와 종파주의자가 같은 진보 운동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진 않는다. 12일의 행위는 막장 양아치나 할 짓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행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짓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토론과 논쟁, 비판의 자유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말이 아니라 주먹부터 날아오면 도대체 누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가.

진보진영 내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런 개무시는 스탈린주의의 특징이다. 스탈린주의는 당과 계급을 동일시할 뿐 아니라 당과 국가도 동일시하므로 자신들의 운동이 낡은 국가 안에서 새로운 국가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여긴다.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억압적인 자세가 나타나는 이유다. 또한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자행된 선거 부정도 목적은 언제나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스탈린주의의 실용주의적 도덕관과 관계 있다.

물론 당권파는 자신들의 선거 부정 행위가 없었다고 원천 부정한다. 선거 진상보고서는 자신들을 당권파의 지위에서 제거하기 위한 순전한 날조라는 것이다. 이 음모에는 비당권파뿐 아니라 조중동 등 우파 언론과 공안 검찰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그들은 본다. 자신들은 박해받는 저항자라는 자기 인식이 그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설사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을지 몰라도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이슈는, 설사 소규모일지 몰라도 어쨌든 선거 부정이 벌어졌고 이것이 선거 부정이 광범했을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진보적 노동자 대중 속에서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고 실제로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권파는 지엽 말단의 반증들을 들며 선거 부정 사실이 존재했다는 중요한 본질적 문제 자체를 흐리고 회피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접근법은 근본적이다. 조금치도 선거 부정 사실이 없었다고 아예 수습 논의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이것은 선거 부정이 광범했다는 공식 조사 보고서를 만천하에 공개한 비당권파와 화해 불가능한 입장이다.

엄밀한 실증적 자세로 살펴보더라도 선거 부정이 최소한 소규모라도 존재했음은 명백하다. 당권파를 제외한 다른 계파들의 후보들이 사퇴한 것은 이 사실과 이 사실의 잠재적 파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 중 일부는 억울하겠지만 말이다. 그들 가운데는 우리 다함께(노동자 연대 다함께)가 지지한 후보들도 포함돼 있다.

현 파행 사태의 원인은 당권파만이 책임지지 않겠다고 버티는 데 있다. 그들은 선거 부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근본적 입장 때문에 책임진다는 자세가 나올 수 없다. 만약 물러선다면 책임진다는 자세에서 그러는 게 아니라 고립무원을 면하고 압박을 피하기 위한 작전상 후퇴일 게다.

그러나 설사 당권파가 당 안팎의 압력에 굴복해 물러날지라도 문제가 남는다. 진성당원의 절반에 이르는 3만 5천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당원은 아니지만 통합진보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수십만 노동자ㆍ청년들의 마음에 통합진보당이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줬다는 기정사실이다.

그리고 심상정ㆍ유시민 공동대표들이 남한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체政體는 존중할지 몰라도 그들도 당내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가 알기 때문에도 심란하다. 비록 스탈린주의자들처럼 거칠고 방약무인한 식으로 비민주적이진 않을지라도 말이다.

우리 단체는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긴급 특별대의원협의회를 열어 통합진보당 집단 탈당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민주노총 리더들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 진보 운동의 단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통합진보당이 더는 진보 정당이 아니게 돼서가 아니다. 여전히 진보적(‘좌파’의 완곡어) 정당이긴 하되 결함투성이 진보 정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나서 더는 유일한 진보 정당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어서다.

더 좋은 건 민주노총 전현직 리더들이 아예 새로운 노동계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그 편이 통합진보당의 재활용보다 더 효과적인 방식일 수 있다.




- <레프트21>은 정부와 기업의 광고나 후원을 받지 않습니다. 정기구독 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19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7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8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68
12375 진보를 말아 먹는 종북 좌파 1 로산 2012.05.06 1453
12374 그 슬픔의 집장촌 이야기 (첫째편) 퍼운글 돌베개 2012.05.07 2721
12373 만일 원수가... 3 푸른송 2012.05.07 1444
12372 진보세력을 바라보는 법 배우기 로산 2012.05.07 1383
12371 엄마가 다음 세상에서 만나면... 푸른송 2012.05.07 1489
12370 나는 바보 노무현 같은 바보 재림교인이었다 로산 2012.05.07 1553
12369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4 로산 2012.05.07 2248
12368 "박근혜, 제2의 '6·29 선언' 터뜨릴 수도" 불어라~ 2012.05.07 1910
12367 외로운 밤 최종오 2012.05.07 1563
12366 어머니라 불리는 장미에게 아기자기 2012.05.07 1466
12365 기도 안 하는 지경야인 그러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11 지경야인 2012.05.08 2123
12364 이준석, ‘문재인 목 잘린 사진’ 알고 올렸다 [단독] 문제의 트위터 멘션 사진 확보… “부적절하다 소리 들을까 싶어 삭제” 밝혀 1 벌써 어른들 흉내를^^ 2012.05.08 1756
12363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풀 1 나라걱정 2012.05.08 1714
12362 미국법과 한국 법의 차이? 나라걱정 2012.05.08 1852
12361 세상에 이런일이... 나라걱정 2012.05.08 1673
12360 이제 그만...로산님 보다 멋진 분이구먼... 1 문재인 2012.05.08 1373
12359 (난 부부싸움 한 번도 안해봤다)는 친구를 소개합니다 8 fm 2012.05.08 4896
12358 어느 미국 시장님. 비교되는 요즘 한국의 어느 당 2 나라사랑 2012.05.09 1692
12357 관리자님께 문의. 2 서초타운 2012.05.09 1589
12356 진짜 사랑. 1 푸른송 2012.05.09 1426
12355 사랑하는 자들에게 악한 누명을... 3 푸른송 2012.05.09 1662
12354 낙성대는 서울대 분교다. 2 푸른송 2012.05.09 2261
12353 이 것도 한국 정부에서 지어낸 이야기 일까? G P S 2012.05.09 1739
12352 아이들 배울라... 5 서울대 2012.05.09 2081
12351 선관위가 부정선거 개입했나? 로산 2012.05.09 1428
12350 만명이 노래하는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4악장 1.5세 2012.05.09 1944
12349 국민들의 눈높이가 선동가들 보다 높아졌다. 촛불 2012.05.10 1237
12348 평안도에서 나는 질 좋은 담배ㅡ가 드리는 말씀. 3 西草타운 2012.05.10 3062
12347 노무현 재단 "조현오 엄중 수사 촉구" 무엇이진실? 2012.05.10 1188
12346 "노무현 거액 차명계좌" …조현오 발언은 허위. 검찰, 차명계좌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무엇이진실? 2012.05.10 4637
12345 조현오, '거짓말' 했지만 처벌 받지 않을 가능성 많아 무엇이진실? 2012.05.10 1182
12344 十一租. 西草타운 2012.05.10 1251
12343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물보호 2012.05.10 1359
12342 [기도와 독서와 토론으로 여는 평화에 관한 성찰 9번째] “너희가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면”(김한영 장로) ♣ 김기수(2012). 『21세기 대한민국 대외전략 낭만적 평화란 없다』 : 대한민국 리스크 - 외교편. 살림출판사 평화교류협의회 2012.05.10 4409
12341 2011, 10대 유망 신약 의약업계 / 생명과학 2 로산 2012.05.11 2716
12340 다같이 건배!!! 5 김 성 진 2012.05.11 1702
12339 꽃 처럼 살까? 바람 처럼 살까? 1 푸른송 2012.05.11 1109
12338 양심 적이며, 사려 깊었었지만... 2 푸른송 2012.05.11 1954
12337 "검찰에 盧 차명계좌 밝히겠다"더니… 증거 못 내놔… 처벌 거론 조현오 1 기가막혀서 2012.05.11 3041
12336 만약, 당신의 월급이 적다고 생각한다면? 1 푸른송 2012.05.12 1760
12335 번영 중에서의 교만 1 푸른송 2012.05.12 1519
12334 천안함은 북한이...싸움은 남한 사람들 끼리... 2 나라사랑 2012.05.12 1887
12333 [기도와 독서와 토론으로 여는 평화에 관한 성찰 10번째(2012년 5월 19일(토)] 화평하게 하는 작은 단상 평화교류협의회 2012.05.12 1663
12332 온가족이 함께즐길수있는 LA음악전문인 오케스트라 연주회 정보 제공해요//무료 file ㄴㅇ 2012.05.12 1513
12331 모순(나한테는 슬픈 글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글일 수 있음) 2 file 최종오 2012.05.13 2385
12330 마르크스주의가 물질주의라고? 박근혜와 안철수 누가 될 것인가? 나도 전혀 궁금하지 않다. 4 김원일 2012.05.13 1918
12329 오늘 교회가 해야 할 일 5 로산 2012.05.13 1978
12328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벼들기, 김칫국물에 고개 숙여 절하기--김칫국물처럼 시원한 설교 하나 2 김원일 2012.05.13 1731
12327 “다 까겠다”던 조현오와 “후회한다”는 조현오 사건과 진실 2012.05.13 1249
»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파행을 보며: 스탈린의 후예들 김원일 2012.05.13 1379
12325 때ㅡ는 싸우나에서 밀자. 4 西草타운 2012.05.13 1452
12324 [오늘의 천문사진] . . Virtual Flight Over Asteroid Vesta . . 놀라운 문명의 발전 (동영상) 5 반달 2012.05.14 4855
12323 안식교회에 영향을 끼친 인물 루소?? 5 지경야인 2012.05.14 2539
12322 친모 시모 장모님들께 바치는 글 - 불효자 4 fm 2012.05.14 3037
12321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사람도... 푸른송 2012.05.14 1308
12320 예수님과 함께 심판의 자리에 앉아서 푸른송 2012.05.14 1717
12319 [prctice] @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 . [이성관]님의 . . 우렁찬 찬미 !! @ 5 반달 2012.05.16 2305
12318 MBC논설위원들 "1년 한시 기자 뽑지마라" 여기는MBc 2012.05.16 1455
12317 진실보도에 관한 한 뒤에서 첫 번째 신문 조선일보......................박원순 <조선> 왜곡에 전면전…“모든 법적조치” 조작일보 2012.05.16 1212
12316 Mr. Barack Obama 미국 대통령께 전하는 서한: 반달 2012.05.16 2038
12315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 2 김원일 2012.05.16 1745
12314 <조선일보> "독자 여러분과 박원순 시장에게 사과" ....................서울시 '법적대응' 강경입장에 '왜곡보도' 사과문 실어 조작일보 2012.05.16 1516
12313 게이들의 교회 Seventh Gay Adventists 15 김주영 2012.05.17 4779
12312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다. 1 푸른송 2012.05.17 1357
12311 정직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만으로는 ... 1 푸른송 2012.05.17 1178
12310 이렇게 신기 할 수가... 푸른송 2012.05.17 1625
12309 “오월이면 왜 그 분이 생각나는지…” 로산 2012.05.18 1837
12308 5월은 잔인한 달 2 로산 2012.05.18 2285
12307 예수 재림 있기, 없기,..... 있기 2 로산 2012.05.18 1550
12306 반달님, 님이 한국인이라는 것 회개하시고 방향전환 하시기 바랍니다. 4 김원일 2012.05.18 1989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