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수룩히 이끼 덮힌 기와 마저 허물어저 내린 페가 에서
두께가 한뼘 도 더 넘을듯한 송판 몇개를 줏었다.
옛시절 반지러러 기름깔_ 흐르던 어느 집안의 대청 마루 였으리라
어림잡아도 팔구십년 은 족히 넘겼을듯한 이 낡은송 판은
무명천 걸레질 몇대 를 거처 문질러 던지
그 얼 붉은 괭이에 송진이 쩌리고
향기 또한 짙어 마치 솔버덩에 앉은듯 숨 깊게 드리운다.
잘 앃어 다듬은 후 모서리 에 연잎 그려놓고
그위에 청개구리 한마리 조각하여 낮은 찻상이나
하나 만들까 했는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냥 그렇게 찻물 흘리기로는 그 나무 세월이 너무 째~엔 하고
그 세월 만큼 문질러 놓은 빛갈과 또 여태 남아있는
향 이 옛사롭잖아
여러날 고민 해삿다가 가당찮은
참으로 말도 안될 실험 하나를 해 보기로 했다.
"바이올린" 이란 악기 를 만들기로 작심을 한것이다
~ 지이랄 하고 안있나,
동서 구라파 휘돌고 명장들께 쩐 쏟아 붓고
그래도 소리 만들어 낼라카모 수 세월 넘기는데
육값 한다~
교만한 그 악기 조립꾼들 의 조소섞인 묵살 등뒤에묻고
그 굵고 두터운 송판을 가로 쪼게어
수학도 없이, 도구 도 없이
무딘 손 도끼로 치고 억세풀베듯 낫으로 깍아내어
몇개월 시간 날때마다 문지러고 또 문질러서
기옇고 나는
그 가당찮은 바이올린 이란 악기 하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진 참조 4/4, 나사 철봉 외, 모든것 직접 만들었음>
이렇게 현을 켜면
낡은 두 송판은 어쩌자고 한기 던듯 떨리고
소리는
송아가루 훌훌 피어삿는 사월의 그리움 으로
그렇게 닥아와서는 칠월 의 솔밭 소낙비
젖은 부름 으로 젖은 손짓으로
청마루끝 한없이 불러 그 애닲음이
지판아래 홀 안으로 자물질과 솟구침으로 숨 가파 온다.
지난세월 그 많은 부체 짐짓 잊어주고
내 곁에 벅수처럼 앉았다가
눈길만 마주처도 그 부름에
궁색하지 않는 낡은 내 아내처럼
이 무딘 세월 그 빛갈 겹겹히 끌어 안고도
이렇게 다양한 대답이 가슴 아파라
봐라
가난하고 이름뭋힌 것들
끝내 구제못할 저 화려한 예배당 앞에
어느 착한 violil est 가 있어
노을이 지는 하늘 머리에 이고
이 낡은 송판으로 연주나 한번 해주면 좋겠다.
- 카스다 는 그만 막설 한것 같고, 그래서 부끄럽지만 민초 유령들 곁으로 쭈빗쭈빗 찾아왔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