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내일 새벽까지 계속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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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4시 제15호 태풍 볼라벤 진로 예상도. /출처=기상청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연평도 서쪽 약 10㎞ 해상에서 시속 44㎞로 북진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38m, 강풍반경 400㎞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중형’ 태풍이다.
태풍의 중심은 우리나라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여전히 초속 15m의 강풍이 드는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다.
현재 전국의 모든 육상과 해상에 태풍특보가 발효중이다.
볼레반은 곧 옹진반도에 상륙한 뒤 방향을 다소 동쪽으로 틀어 이날 밤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북한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최대풍속 초속 33m가 넘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북한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오후 3시까지 관측된 지역별 순간 최대풍속을 보면 완도가 초속 51.8m로 가장 바람이 거셌다.
진도 초속 43.6m, 흑산도 42.2m, 고산 39.9m, 군산 39.7m, 고창 37.7m, 제주 37.5m, 여수 34.5m, 성산 34.2m, 순천 31.5m 등 제주와 서ㆍ남해안 지역에서 초속 3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측정됐다.
완도ㆍ고창ㆍ순천ㆍ진도 등은 순간 최대풍속이 각 지점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은 이날 오후 2시12분 기록된 초속 18.8m가 이번 태풍으로 현재까지 가장 세게 분 바람이다.
이는 2010년 태풍 ’곤파스(KOMPASU)’ 당시 기록된 초속 21.6m보다 조금 약한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규모가 워낙 커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태풍에서 벗어나도 공기가 움직이며 빈 자리를 채워야 해 중부지방의 경우 내일 새벽까지 바람이 계속 불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도 어이없이 쓰러집니다.
너무 아까운 유산들인데..
제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몰고 온 강풍에 천연기념물과 국보급 문화재 등 자연·문화 유산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충북 보은군에 따르면 수령 600여년으로 추정되는 충북 속리산의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의 서북쪽으로 뻗어 있던 가지 하나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꺾여버렸다.
부러진 가지는 서북 방향으로 난 지름 18㎝·길이 450㎝짜리 가지로 2년 전 강풍에 부러진 가지 바로 옆에서 수형을 떠받치던 굵은 가지 중 하나다.
부러진 가지는 오랜 수령과 비 탓으로 속이 심하게 썩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은군청은 비가 그치면 나무 전문가 등을 불러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방부처리 등 조치할 계획이다.
정 이품송은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길 가운데 서 있는 높이 16m, 둘레 4.7m에 이르는 소나무로, 나무 모양이 우산을 편 것 같이 균형잡힌 모습이 아름다운 소나무다.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비슷한 시각 수령 600여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290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왕소나무’도 뿌리가 뽑혔다.
국보 등 문화재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국보 67호인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기와 일부가 파손됐다. 보물 396호인 전남 여수 흥국사 대웅전 용마루(기와) 일부도 파손됐다.
전남도는 문화재청에 피해상황을 보고하고 국비를 확보해 조속히 복구할 계획이다.
이 회화나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지켜본 산 증인이기도 하다. 도청 본관 내 은행나무(수령 300년)와 함께 전남도청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왔다.
이 회화나무의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과 동구 등은 구 도청 자리에 문화전당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나무를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관리해왔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일을 가져오는 나무로, 중국에서는 출세의 나무로,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로 알려져 양반가나 마을 입구에 많이 심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