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렇게 미적지근한 바람만 내보내더니...
오늘은 아주 찬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겁니다.
조금만 오래 틀어놔도 오한이 날 정돕니다.
지난 몇 달간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찮아서 짜증이 자주 났었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쾌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늘까지 덩달아 더 높고 더 파래 보입니다.
왜 갑자기 내 차 에어컨 성능이 좋아졌을까요?
뭐 어쨌든 상관없습니다.
다가올 여름과만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그만이니까요.
지금 내 차는 에어컨을 끈 채 주차장에서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를 어루만지던 바람의 손끝에서 쓸쓸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바람을 따뜻한 곳에서 쉬게 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당당해진 에어컨이 의아해 해도 할 수 없습니다.
동병상련...
난 바람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