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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수기]

 

나는 여섯 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는 평범한 탄광노동자였다.

내가 북한에서 제일 행복했던 때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였다.

나는 3남매 중 외딸이었다.

오빠와 남동생이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우리 집 식구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며 사람이 아닌 짐승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아버지가 묻히신 후 어머니는 탄광에서 일했다.

 나는 아홉 살부터 어머니를 따라 오빠와 함께 탄광에서 일했다.

오소리굴 같은 갱으로 기어들어가 탄을 광주리에 담아가지고 나와서는 그것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어떤 때는 도적질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잡혀서는 매를 맞고.

나는 매일 배고픔을 안고 살아야 했다.

어떤 때는 너무 힘들고 배고파 탄광 갱에서 단잠에 빠져있던 중 굴 천정에서 버럭

(버력. 광석이나 석탄을 캘 때 나오는 광물성분이 섞이지 않은 잡돌)

덩어리가 떨어져 맞아죽을뻔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더욱 견디기 어려운 것은 어머니와 오빠의 구박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무서운 굶주림과 생존위협에 시달리면서 우리 집에는 사랑과 가족애가 깡그리 사라져버렸다.
악만 남은 어머니는 걸핏하면 화를 내며 자식들을 때리곤 했다.

어머니가 악에 받쳐 욕설을 퍼부으며 자식들을 때릴 때 보면 무서웠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어머니가 나의 친어머니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어머니 생각을 하면 아마 친어머니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나는 어머니로부터 지독한 구박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오빠도 그랬다. 수시로 나를 때리고 구박하곤 했다.

너무 배가 고파 찬장에 손을 가져가면 손목을 밟아놓고 탄을 팔아 강냉이를 사오면 제가 모두 먹어버리고.

그리고 한마디라도 대꾸질을 하면 사정없이 때렸다.

나는 온몸에 퍼런 멍이 지워질 날이 없었다.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것은 동생이었다.

어린 그는 오빠가 나를 때리면 울면서 누나를 때리지 말라고 형에게 매달리곤 했다.

나는 열세 살이 되던 해 어느 날 부엌에서 오빠에게 맞아 발목이 부러졌다.

 한 달 동안 집에 누워있었는데 그 때는 정말 굶어죽는 줄 알았다.

나는 마침내 밥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중국으로 도망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 말을 동생에게만 했다.

아홉 살이었던 동생은 울면서 가지 말라고 하더니 다음날 어딘가에서 신발을 하나 훔쳐가지고 와서 나에게 주었다.

나는 그때까지 신발을 신지 못하고 다녔다.

나는 동생이 준 그 신발을 신고 중국으로 도망쳤다.

지금도 울면서 누나를 바래다주던 어린 동생의 모습이 삼삼히 떠오른다.

중국에서 걸인과도 같은 삶을 살던 나는 열여섯 살에 인신매매조직에 걸려 심양 근처의 한족마을로 팔려갔다.

거기에서 4년을 살았다.

나는 부지런히 일하면 사람 취급이라도 해주겠지 하는 생각에 열심히 살았다.

눈비 오는 날을 빼고는 계속 밭에 나가 일했다.

그러나 남편이라는 사람은 나를 사람 축에도 넣지 않았다.

자기는 마작판에나 놀러 다니면서 걸핏하면 나를 구박하고 때렸다.

그가 나를 때리고 구박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내가 ‘못사는 북한에서 온 거지’라는 이유였다.

나라 없는 백성은 상가집 개만도 못하다더니 내가 바로 그 상가집 개였다.

남편이라는 사람조차 그렇게 나를 때리고 구박하니 옆집과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나를 사람같이 여기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옆집 사람에게 몇 마디 대꾸를 했다가 죽도록 맞았다.

너무 화가 나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은 거꾸로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서 다음날 나는 그 집을 도망쳤다.

그 후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식당일을 하다가 심양에서 고마운 사람을 만나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2008
년 한국에 올 때 까지만 해도 나는 나에게 그렇게까지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한국 정부에서는 하나원을 수료하고 나오는 나에게 집을 주고 돈도 줬다.

대한민국은 자그마한 불편이라도 있을세라 우리를 보살펴주었다.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하나원을 나온 후 언젠가 몸이 조금 불편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동네 교회에 계시는 분들은 매일같이 나를 찾아와 위로해주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일일이 물어보고 보살펴주곤 했다.

정말로 대한민국은 사랑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난생 처음 그런 환대를 받으며 나는 눈물도 많이 흘렸다.

너무도 고생스러웠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울었고 대한민국이 고마워 울었다.
북한에서는 ‘어머니당’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어머니도 주지 못하는 사랑을 노동당이 주니 당은 어머니보다 더 위대한 존재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어머니보다 더 위대한 것이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진정한 나의 조국이라고.

비록 스무 살이 넘는 나이에 글을 배우는 처지이지만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그래서 이런 글을 자주 써본다.

 ‘대한민국’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탈북자 박경옥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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