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를 흔드는 자인가? 출구를 제시하는 자인가?

by 잔나비 posted Oct 23, 2012 Likes 0 Replies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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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정식 가입을 하고 글을 올립니다.^^

 

전에 민초스다 여러분께 무례했었던 점은 깊히 사죄드립니다.

 

또 제 허물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 먼저 화해의 제스쳐를 취해 주신 김주영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passer-by님과 cogito님께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캣우먼 님께도..ㅎ)

 

저도 오해를 조금 했었지만  실제로 만남을 갖고 보니 다 해소가 되더군요.

 

이 분들은 정말 너무나도 친절하고 정직하시며 예민한 양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민초스다에 대한...제 솔직한 생각으로는,

 

결국 찌지고 볶았어도 이곳을 통해 만난 사람들 덕에 재림교회에 남아있게 되었습니다는 것입니다...

 

민초스다가 환풍기능을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래에서 제기된 재림교회 예언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 보고 드는 생각을 이야기 드리고 싶어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재림교회사나 교리 문제에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일상적으로

 

또 재림교회 미래를 걱정하는 한 사람의 청년 사역자로서의 시각을 동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한 일년 전쯤 사역하던 교회에서 이러한 논의가 일어났습니다.

 

"이젠 싸이월드의 시대는 갔다. 스마트 폰으로 페이스 북을 하는 시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페이스 북facebook으로 옮기자."

 

이러한 이야기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한 이야기였고, 저는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이 하는 그 이야기에 찬동하면서,

 

신앙의 색깔보다는 친교의 색이 짙은 담백한 커뮤니티를 너희들이 알아서 한 번 만들어 봐라. 했고, 결국 그들이 페이스 북에 클럽을 만들었죠.

 

페이스 북이 한창 인기가 올라가던 중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그 커뮤니티 참가자 숫자가 늘었고,

 

장기간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신앙에 관심없는 사람들까지 접촉할 수 있는 루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만든 사람들도 기분이 좋았고, 저도 반가웠습니다. 접속자들도 많고 회원도 쉽게 늘었으니까요..

 

그러나 싸이월드는 커뮤니티는 점점 시들시들해졌고, 지금은 접속자가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전 싸이월드 클럽을 만들었던 제 친구는 싸이월드 커뮤니티가 죽은 이유는 페북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했고,

 

저희 교회 한 지도자 분은 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성급하게 페북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어찌됫든 이 두분은 교회 일을 위해서는 아직까지 싸이월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셨고,

 

게다가 선배들은 여전히 싸이월드에 익숙하기 때문에 페이스 북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든 것은 큰 잘 못이라고 청년들을 나무랬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비판을 청년들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저는 중간에서 참 난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교회의 일을 처러하는 방식이 여전히 젊은이들의 스타일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시엔 청년들이 실수한 것 처럼 일이 마무리 됫는데, 사실 청년들의 판단이 맞았습니다.   싸이월드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죠.

 

페이스 북 클럽이 활성화되어서 싸이월드 클럽이 비활성화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보였던 거지요, 일종의 착시입니다.

 

스마트 폰의 등장과 페이스 북의 전 세계적인 확대 상황에서 이미 싸이월드는 운이 다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싸이월드 클럽은 페이스 북 처럼 국제적이지 않고 스마트 폰에 최적화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죠.

 

그걸 보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페이스 북이 싸이월드 클럽을 망쳤다는 식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겠죠.

 

그 운이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선배들에게 익숙하다고 싸이월드를 고집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세상은 그렇게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소위 보수와 진보와 시각차이가 나타나는 것이죠.

 

 

 

보시기에 따라서는,

 

김 균, 김주영, passer-by님의 글이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재림교회 기초를 흔드는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

 

전통적인 교리들, 예언 해석들을 폐기하거나 뒤 흔드는 것으로 보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들의 의도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재림교회를 '공격'해서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들은 재림교회 선배들이 세워놓은 건물이 너무 낡았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혹 무너뜨리려고 하는게 있다면 그것은 어떤 권위주의나 헤게모니와 특권층의 아성들이겠죠.

 

SDA란 건물이 예전에는 튼튼하고 좋아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써는 너무 낡아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또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판명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것은 교단 지도자들의 판단이기도 합니다.

 

지금 재림교회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부인할 수도 피해갈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저도 한 10년 가까이 사역을 한 것 같은데요,  정말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구조가 안바뀌니 미래가 보이지 않더군요.

 

앤드류스 대학원까지 다녀와도 영어학원은 목회자 채용 자체를 안한다지...

 

대학원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수년간 지역교회 봉사했는데도 엄청난 경쟁을 치뤄야지

 

바늘구멍을 뚫고 목회시험을 통과해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사역을 할 수 있는 조건인 것도 아니지...교인이 잘 늘지도 않지.

 

미래가 안 보이는 숨이 막히는 구조입니다.

 

 

 

교회는 전체적으로 노쇠해가서 에너지가 없고, 청년들에게는 매력을 잃었고, 지식인들에게는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지도자들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으며, 일선 목회자들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고, 미래의 지도자들인 신학생들은 그저 절망합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이러한 원인에는 재정적, 행정적 문제 뿐 만 아니라 신학적인 문제도 분명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신학적 문제가 가장 클 지도 모르겠죠. 

 

어째튼...

 

 

 

이미 이 체제의 균열과 붕괴 조짐을 감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자중하면서 기도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대로 가만히 두면 나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힘들어 질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 하자...하는 사람도 있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기초를 흔드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무너지는 건물 속에서 균열과 틈을 지적하면서 출구를 제시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저는 돈 한푼 안 받으면서도 재림교회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깊히 깊히 연구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그런 사명감이 있는 분들이라고 봅니다.

 

한 시대의 지식인(인텔리겐챠)으로서 감당해야 할 소명을 받아들인  사람들인 거죠.

 

 

 

 

이미 수 없이 지적 되었듯이시대가 지나면 그 집단의 에너지는 고갈되게 되있습니다.

 

한 시대에 동력이 되는 어떤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방전이 되겠죠.  그렇다면 새로운 동력원을 찾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페이스 북이 떠서 싸이월드가 망한게 아니라, 싸이월드가 우물 쭈물 하는 사이에 시대는 변했고, 사람들은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커뮤니티로 이동했습니다.

 

재림교회가 잘 안되는 이유는,  세속화의 원인도 있겠지만(학술적으로 세속화에 대한 여려 견해가 엊갈리지만), 결국 시대에 뒷쳐져 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뭔가 우리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맞고,  그 문제를 왜 지적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긴급한 문제들을 앞에 두고서 다시 예전의 가르침, 전통을 고수하자!라는 식은 결국  안되는 싸이월드를 계속 붙들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2300주야 문제 뿐 만 아니라. 우리 교회 성경 해석이 짱이다! 그러니까 우린 진리, 저기는 작은 뿔이다!

 

싸이는 반기독교적 일루미나티다! 진짜 무섭지 않냐? SM 가수들의 뮤비는 다 뉴에이지야,,, 조심해...

 

라는 식의 이야기의 틀 자체가 이미 구 시대적이고,, 어떠한 교훈이나 에너지도 없는 껍떼기 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싸이가 엄청나게 좋다, 페이스 북이 최고다는 얘기가 아님을 아실 겁니다.

 

적어도 기초를 허무는 것과 출구를 제시하려는 것은 구분해야 할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 청년과 연애 상담하고 치킨을 시켜 먹었더니 벌써 새벽 두 시가 넘었군요,  모두 좋은 밤들 되십시오.

 

마지막으로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이란 책에서 했던 말을 제 나름대로 요약해서 올립니다.

 

 

 

 

과거는 환원 불가능하기 때문에 ' 용서 ' 를,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 약속 '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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