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회와 그 적들

by 캣우먼 posted Oct 24, 2012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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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캣우먼입니당.


최근 민초 게시판 글들을 보다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적어봅니당.


플라톤, 니체, 하이데거, 하버마스, 푸코, 비트겐슈타인, 포퍼.. 쿨럭.. 저도 잘 모르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름을 한번 적어봤습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이름을 남기는 철학자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가 속해 있던 시대적 문제에 대응했던 자들이라는 겁니다. 자신의 시대적인 문제와 가장 진지하게 대결했기에 이렇게 자신의 시대를 넘어서도 존재할 수 있죠. 이는 철학뿐만이 아니라, 미술, 신학, 문학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법입니다. 어찌보면 역설이죠. 가장 시대적인 철학이 가장 영원한 철학이라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고 "시대의 자녀가 아닌 자는 없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당. (재림교회가 19세기의 자녀이듯이.) 


위에 적은 사람 중 칼 포퍼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요.


칼 포퍼도 자기 시대와의 치열한 대결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전개했던 철학자입니다. 특히나 포퍼가 생존했던 20세기는 다양한 전체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유령처럼 떠돌던 시대입니다. 당시 공산주의와 같은 이론들을 진리로 삼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필연적인 전개 법칙과 목적을 파악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들을 역사가 '필연적'으로 나아갈 유토피아(이상사회)를 구현할 선지자/선구자로 자처했죠. 


따라서 이를 실현하려는 자신들을 선으로 여긴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념은 마트에서 자연스레 신라면을 고르듯이, 근본주의적 성향과 함께 폭력성을 드러내죠. 그것도 무자비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반대하는 자들을 악의 세력 혹은 물리쳐야 할 적으로 규정짓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손톱 뽑고, 불로 지지고, 심지어 밥!도 굶기는 고문을 단행하죠. 자신만이 가진 '진리'를 감히 반대하다니.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일이었죠. 


이러한 때에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출간합니당. 그리고서는 어떤 집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책이 옳다는 것을 끊임없이 확증하는 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것의 오류를 발견하고 보다 나은 정책으로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서 발전한다 말합니다. 사회 혹은 집단이 비판적인 이성을 통해 발전해나간다고 본거죠. 이러한 생각의 근본에는 인간의 유한성이 존재합니다 우리 인간의 지식은 항상 불안전하며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거죠.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추측에 불과하다고. 


제가 아는 재림교회는 인간이 가진 진리의 절대성을 부정합니다. 그리고서는 외쳐왔죠. "우리에게 더 밝은 빛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진리를 향해 계속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변절이 아니라고 저는 분명히 배웠습니다. 이것은 용기라고. 물론 지금은 박제된 레토릭이지만.  


아쉽습니다. 어느 분처럼 길게 쓸 수 있는 체력도, 능력도 없는 것이ㅎ 

이럴 때 필요한 '인용' 신공을 사용해 글을 줄이겠습니다.(--)(__)(--) 


“우리는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우리가 진리를 획득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수많은 좌절의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진리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뿐이며 우리의 이론이 무너질 경우에도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뿐이다. 우리가 실망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우리는 많은 경우에 두 개의 이론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자신 있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열린사회와 그 적들.)


아, 김주영 선배님, 밥 맛있었습니당. 또 사달라는 거 아닙니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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