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경"의 양가성/양면성.

by 잔나비 posted Oct 29, 2012 Likes 0 Replies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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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경으로....


개신교에서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의 가치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당시에 이 구호는 이교 문화와 뒤섞여 버린 카톨릭의 권위를 흔들고, 독점된 구원재를 민중들에게 환원시켜주는 기능을 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구원은 교회의 권위나 전통이 아닌 "오직 성경" "오직 은혜"로써만 이르러온다는 것은 당시 "복음"이었던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오직 성경"이라는 기치가 만들어낸 혼란상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이 오직성경이란 구호는 그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해.석.의 문제이죠, "오직 성경"이라 말해 놓고 보니, 너도 나도 이것이 "성경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나서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개신교는 이렇게 수 많은 종파들로 쪼개져버린 것이죠.

누구의 해석이 더 성경의 본 뜻과 가깝냐?라는 추가적인 질문과 그에 따르는 수 많은 의문들이 파생된 것입니다.



여전히 수 많은 개신교 신종파들은 스스로를 "오직 성경"이라는 가치의 유일한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명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천주교는 성경의 권위에 "전통"이란 권위가 있기 때문에 교단적으로는 해석학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성경에 대해서 이런 저런 해석을 들고 나오면, 교회 회의에서 교통정리를 해줘버렸던 거죠. 

성경 보다 높은, 무엇이 옳은 성경의 해석인지를 결정해줄 권위가 천주교에는 있었던 거죠.

물론, 천주교회는 그 권위와 전통 자체를 성경보다 높임으로써 신학적으로는 꽤 위험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 교단 전체로 봐서는 탁월한 통일성과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재림교회는 어떻습니까?

재림교회는 "오직 성경"으로의 가치를 순수하게 지켜던 가요? 아뇨,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재림교회도 오직 성경이라고 외치면서 들고 일어난 여러 개신교 종파중에 하나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불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오직 성경"을 외치는 동질 다수 속에서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권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재림교회는 크게 두 가지 받침대를 두게 됩니다.

천주교회와 같은 전통이 없었기에, 재림교회는 "선지자"와 "역사/이성"이라는 권위를 덧 대었던 것이죠.

재림교회에서 엘렌 화잇의 존재론적 가치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글은 성경으로 인도하는 작은 빛이라고 얘기했다지만.

자의든 타의든 "오직 성경으로"라는 구호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해석학적 권위의 문제를 매꿔주는 방법이었던 것이죠.

(여기서 모든 최종 권위 문제에서 나타나는 순환적론이 나타납니다.. 예언의 신은 성경의 권위를 높여준다고 하면서 다시 성경으로 예언의 신을 증명하는 식의)


사실이 이렇기 때문에, PJH 님의 말씀대로 "성경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하자"라고 하시면 '된장 할매'는 철저히 배제됩니다.

우리 스스로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을 주장하는 셈이되는 것이죠.

또 역설적으로 수 많은 한국의 자칭 메시야들이 쓰고 있는 방법이 바로 "오직 성경으로!"입니다.

성경에 대한 자유주의적 접근이 안상홍 같은 자들을 배출한게 아니라 "오직 성경으로" 자체에 양면성이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오직 성경으로"가 절대악이란 말씀이 아니라 그 자체로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오직 성경으로"는 해석학적 권위의 문제를 남겨두고 있고 그것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오직 성경으로"증명되기만 하면 누구나 선지자도 될 수 있고, 심지어 하나님 까지 될 수 있는 것이겠죠.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도 많이 만나봐서 알지만, "신천지" 사람들 마치 윌리엄 밀러 처럼 성경하고 성구사전만 들고 팝니다.

안상홍 증인회 목사들 설교시간에 재림교회 목사님들 보다 딴 이야기 많이 않합니다. 성경만을 가르칩니다. 

성경만 가지고 그렇게 짝을 맞춰가는 게 놀라울 정도닙다.

다른 신종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철저하게 성경으로 성경을 풀고요, 성경으로 자신들이 믿는바를 주장합니다.

그들도 "오직 성경으로"의 가치는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너머. 즉 "해석의 틀"인 거죠.

우리는 그 해석적 권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예언의 신"이라는 권위를 덧 대었는데,

그렇게되면서 역설적으로 "오직 성경으로"라는 가치는 배신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성경으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오직 성경으로라는 가치를 버리게 되는 꼴이지요. 



이런 상황을 오랫동안 겪은 천주교회는 교회의 권위, 전통, 그리고 회의를 마련했던 것이구요.

많은 복음주의 개신교회는 "오직 성경"에 "오직 예수"가 덧 붙여진 것입니다...예수 중심의 해석을 최고로 두자는 것이지요.

또한 우리 재림교회는 화잇이라는 권위와 수많은 성경 토론회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신학발전도 그 속에서 이루어졌고요.

그렇지만, 저는 재림교회에 역사에서 화잇이라는 신비적 권위에만 의존했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재림교회가 사용한 또 다른 권위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역사/이성"이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재림교회도 "오직 성경으로"라는 이념에는 찬동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오직 성경으로"가 대중적으로 먹혀 들게 하려면은 성경이외의 어떤 것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화잇과 역사/이성을 이 양쪽 지지대를 적극 활용해왔던 것입니다.



"오직 성경으로"의 가치가 남겨둔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의 해석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우리 선배들은 "하늘에서 오는 신령한 영감이 우리에게 있다"라는 초월주의적 방법과 동시에,

우리의 해석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라는 합리주의적 방법을 사용한 것이죠. 즉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호소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이 역사주의 예언해석의 동기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신학의 발달로 역사주의 해석의 한계를 인정하는데 까지 이르렀지만요.

그 뒤로 재림교회는 창조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등 성경을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전통을 유지해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재림교회에서 보고 있는 갈등의 원인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정통성을 보장해 주었던 이 두 가지 가치의 충돌이죠.

재림교회 성경해석상의 권위를 보장해주던 한 쪽 받침대인 화잇 부인은 돌아가셨고, 그녀의 글은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 받침대였던 역사는 시대를 따라 발전하였고, 이성은 진보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오직 성경으로"가 열어놓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다시 화잇의 시대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발전된 시대정신을 수용하느냐의 문제에 당면한 것이죠.



화잇을 통해서 재림교회 전통 해석을 고수한다면, 재림교회 내에서는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사회적 고립은 세대를 거듭할 수록 더 심각해 질 것이고요, 점차 시대에 맞지 않는 해석으로

해석 자체의 권위도 상실하게 되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되구 있습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시대적 설득력을 잃게되면 아무리 초월적인 권위를 써도 먹히지 않는 겁니다.

오히려 괜한 오해를 사거나 최악의 경우 사회적으로 왕따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 시대의 성경 해석에 고착되있는 것은 이해할 수는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직 성경으로"의 정신을 수호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이 진리를 고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성경으로"가 결여하고 있던 해석적 권위문제를 해결하려고자 만들어냈던 당대에서 방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지요.

또한 "오직 성경으로"  그 자체에도 양면적인 특성이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수 많은 자칭 메시야들의 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오직 성경으로"가 절대 반지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재림교회 스스로도 그 가치를 100% 순종해오지 못했을 뿐 만 아니라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그나마 재림교회가 그 동안 이성과 역사의 가치를 존중해왔다는 것이 희망으로 보입니다.

물론, 재림교회 내의 신비주의 전통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견제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요.




P.S -

오늘 아침 된짱 찌개를 맛있게 먹어서 생각 났는데요. 가끔 씩은 저도 된장찌개가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어떤 권위를 확보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예수의 정신을 어떻게 사회 속에서 실현했는가?"

라고 하는 기독교적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해서가 아닌가 합니다. 이것은 재림교회 전통과 위배되는 것도 아니구요.

옛날 된장찌개 타령만 하는 것은 "오직 성경"의 정신에도 위배되고, 재림교회의 전통의 "합리성"측면도 무시하는 행동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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