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중국 국적의 모옌이라고 한다.
모옌! 그는 소설가 인데, 예명을 모옌 즉, "말하지 않음"이라고 지었다.
아이러니 하게 들리지만, 이 침묵의 사나이가 이루어 낸 소설 분야의 업적은 세계적인 것이었다.
그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쯤에서 모옌 얘기를 그만하고, 또 다른 얘기를 꺼내고자 한다.
한 때 유학하던 중에 스웨덴과 독일 주축으로 모이던 Tuesday club에 함께 하게되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화요일 저녁마다 모여
공부하던 내용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어떤 역사적 사실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난 결과적으로 부끄러웠다. 비록 내 말이 옳았다 하더라도 침묵하던 상대 앞에서 괜한 핏대를 세웠나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침묵의 경우들을 살펴보자.
1. 욥과 그의 친구들의 침묵: 하나님께 꾸지람을 들으면서 대꾸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그들의 Silence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끄럽다는 뜻이다.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쥐 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조용한 것이다..
2. 빌라도의 물음에 침묵하는 예수: 빌라도가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아무런 대답도 안 하셨다.
이 때 예수님의 침묵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다양한 해석들이 있다. 그 중에서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주어진 오강남 교수의 해석이 맘에 든다.
정치면 몰라도 진리에 관심도 없는 로마인총독이 묻는 시니컬한 질문에 예수님은 대답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더 많은 예들을 Mincho SDA의 글방원들의 도움을 받아 쭉~ 늘어 놓으면 훨씬 좋겠지만, 두 개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서 아쉬움을 접는다.
언어학에서는 침묵도 의미의 문법 Syntax을 가진다고 흥미로운 얘기들을 한다.
그런데, Mincho SDA에서는 문법 이론을 만들 침묵의 자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 ((((시니컬하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이 안에는 비방이 끊이지 않는듯 하다. 때론 고의적으로 침묵을 깨면서 (예, 누구의 글은 읽지도 않는다는 등등) 상대를 아프게 한다.
이성과 객관주의, 그리고 역사주의에 지배받던 18-9세기의 학문 풍토에 영향 받지 않을 수 없었던 초기 재림교회의 설립 배경을 논하든,
엘렌 화잇의 선지자성과 영감성에 기초하여 신앙의 뿌리를 내리자고 주장하든,
된장국 구수한 이야기가 나오든...
어떤 누군가의 주장이나, 태도도 나의 신앙 양심으로 과감히 짓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침묵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다면, 욥의 침묵이든, 예수님의 침묵이든 혹은 다른 종류의 침묵이든 침묵의 언어를 이 곳에서 구사해보자.
---------------------------------------------------------------------------------------------------------------------------
들어온지 얼마 안된 제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서 시건방지다고 말씀하신다면 욥처럼 침묵하겠습니다. ^^
좋은 말씀!
절대로 침묵하지 마세요.^^
저에 대한 질책도--"때론 고의적으로 침묵을 깨면서 (예, 누구의 글은 읽지도 않는다는 등등) 상대를 아프게 한다."--달게 받겠습니다. ^^
건필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