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목사, 백정교인

by 로산 posted Oct 31, 2012 Likes 0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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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목사, 백정교인

우리 형제들 모임이 있어서 염소를 한 마리 잡았다
아침에 자고 있는데 염소 잡는 집에서 빨리 오라고 연락이 와서
아침밥도 못 먹고 갔다
집사람은 못 보겠다고 밖에 앉았고 나는 염소 잡는 것 구경했다
부부가 염소 한 마리 처리하는데 딱 1시간 걸렸다

나는 그 동안 내내 서서 구약을 생각했다
레 1:9
“그 내장과 정갱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레 2:2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 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그 모든 유향을 취하여
기념물로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레 17:6
“제사장은 그 피를 회막문 여호와의 단에 뿌리고 그 기름을 불살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할 것이라“

예루살렘 성전에서는 내장을 불사르고 뼈다귀를 불사르고 기름을 불사르고
피를 불사르고...
그런 와중에서 내장 타는 냄새가 천지를 진동할 것이며
기름과 피가 범벅이 되어 탈적에
아마도 캄보디아의 킬링필드가 재생되지나 않았을까?

그런데 이런 퀘퀘한 냄새를 하나님은 향기롭다 하셨다
나도 싫은 냄새가 그분에게는 왜 향기로웠을까?
왜 그랬을까?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
왜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양을 잡으라 하셨는지를 알 것 같았다
속죄를 생각하면서..... 백성들의 죄를 생각하면서 울면서 양을 잡은 사람은
제사장이 될 것이요
뒷다리의 고기를 생각하면서 잡는 제사장은 백정이 될 것이었다
그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드리는 형식의 예배가 될 적에는 직업이 될 것이요
회중을 십자가로 이끄는 예배는 목사가 될 것이었다

양을 잡으면 피를 흘린다
전에 친구 따라 도살장을 간 적이 있는데
그 큰 소가 정수리에 정 한 방으로 죽어버렸고
사람들이 댓 명 달려들어 그것 해체하는데 10여분 남짓 걸린 것 같다
아무런 감동 없이 저들은 소를 잡았고 한 마리당 인건비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 66:3
“소를 잡아 드리는 것은 살인함과 다름이 없고 어린 양으로 제사드리는 것은
개의 목을 꺾음과 다름이 없으며 드리는 예물은 돼지의 피와 다름이 없고
분향하는 것은 우상을 찬송함과 다름이 없이 하는 그들은
자기의 길을 택하며 그들의 마음은 가증한 것을 기뻐한즉‘

그렇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억지로 끌려온 예배는 백정교인일 뿐이다
감동 없는 예배에는 하나님이 안 계신다
시간만 채우는 예배는 우리들의 잔치일 뿐이다

그 역한 냄새를 사랑하신 그분은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보호하시면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흠향하셨다
하나님은 그 냄새가 역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분에게도 역한 냄새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가져온 백성들의 속죄함을 받으심으로 그 냄새는 향기로 변한 것이다
아이들이 똥을 싼다
다른 아이의 것이라면 더러워서 냄새도 못 맡을 것이지만
자기 자식의 똥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식이 커 가는 과정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변해가는 그들을 보면서 기뻐하셨다는 말이다

요즘 교인 하나 얻는 게 장난 아니다
그것도 새파란 젊은이 얻는 것 하늘 별 따기이다
어느 합회는 30대 40대 젊은이 하나 침례 받고 6개월 이상 출석하고
십일금 내도록 성장하면 두당 50만원씩 지불한다는데
어쩌다가 이 교단이 이토록 되었는가?
30-40대가 아니면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는 말인가?
물론 노령화 되어가는 교회의 장래를 쳐다보면 기가 차지만
교회가 무슨 보험회사도 아니고 젊은이 모집수당을 준다니 할 말이 없다

하나님은 이렇게 수당 받을 수 있는 젊은이를 더 사랑하실까?
젊은이를 전도하는 것이 수당 받을 짓인가?
늙은이들 모여 앉은 곳에서 무슨 재주로 젊은이를 전도할 것인가?
10 여 년 전에 내가 그랬다
더 고령화되기 전에 교회를 젊은이 전도로 포커스를 바꾸자고 말이다
이젠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것인지 종잡을 수 없는 지경에 왔다
우리교회 손님의 날 행사했는데 90%가 노인층이었다

하나님은 오늘도 수당 50만원 받을 수 있는 자들을 선택적으로 환영하고 계실까?
젊은 저들이 내는 십일금을 환영하고 계실까?
우리 지도자들의 생각처럼 이런 전도만이 과연 가능할까?
끝없는 질문의 꼬리 밟기가 마음 한 구석에서 의문부호를 양산하고
내가 과연 백정 교인은 아닐까?
우리 주위의 목사님들 과연 백정목사는 면했는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교회만 가면 가슴 뛰던 시절 있었지
찬미만 불러도 눈물 나던 시절도 있었지
설교 말씀을 꼬박 꼬박 기록해서 보관하던 시절도 있었지
그러다가 그것 때문에 목사님에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은 일화도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 안식일 새벽 기도회 시간에
목사님의 설교를 적고 있었다
그런데 설교 내용이 지난 주 안식일 새벽에 했던 바로 그 원고였다
설교를 마치고 내려오신 목사님에게 내가 그랬다
“목사님 오늘 설교 지난 안식일에 하셨던 것인데요?”
“아냐 오늘 처음 했어”“목사님 내가 설교를 기록하잖아요 이것보세요”
목사님이 설교 적을 것을 보시고 왈칵 성을 내시면서
“왜 이런 것 적고 난리야?????“
그리 욕을 먹어도 설교 적고 있었다
어떤 때는 목사님 설교를 적으면서 시를 세 편이나 적었다
얼마나 내용이 시적인지 가슴에 너무도 멋지게 와 닫는데 종잡을 수가 없었다
설교를 마칠 때에 내 손에는 3편의 시가 들려 있었다

교회 가는 자동차 기름 값이 아까우면 문제가 생긴다
돌아 올 때 휑하니 뚫린 가슴이면 문제가 생긴다
그 허한 마음을 가눌 길 없고 평생 들은 설교들이 뒤웅박 신세가 된다

성소에서 양을 잡고 소를 잡던 손길로 인간을 잡으면
교회는 내려 꽃는다
성소에서 눈물을 흘리던 그 마음으로 인간의 손길을 잡으면 목회 성공한다
50만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가오는 모든 이의 손길을 잡아주는 목사는 위대하다
그 손길을 잡은 교인들은 행복하다
50만원.... 욕심은 나지만 그 욕심의 근원에서 허우적거리면 모든 것이 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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