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 테레사 수녀도 생식기만 여성이겠네"

by 아리송 posted Nov 05, 2012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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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테레사 수녀도 생식기만 여성이겠네"
결혼 출산 경험 유무로 '여성' 판단에 네티즌들 "조선도 안그랬는데"
여성계 "불임 여성 미혼 여성에 대한 망발" "좋은 엄마만 정치하나"
윤경원 기자 | 2012.11.03 07:01:18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결혼·육아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표현한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의 발언이 여성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분위기다.

자극적인 표현도 문제지만 이보다 ‘결혼과 육아를 경험해봐야지만 여성’이라는 전근대적인 주장에 ‘상처’를 받았다는 반응이 온오프라인으로 다수 답지하고 있다. 정치적인 논란을 떠나 여성 전체에 대한 ‘성 비하’논란으로 확산될지 여부도 지켜볼 일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국장은 3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건 그냥 여성모독이고 망발”이라며 “지금 미혼여성도 많고 의도적으로 독신으로 사는 여성도 있고 또 결혼했다고 해도 아이를 안 낳고 살려고 하는 다양한 여성들이 살고 있는 시대인데, 어떻게 ‘애를 낳아보지 못하면 여성이 아니’라는 식의 이런 희한한 정의를 내리느냐”고 비판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도 “여성이 결혼을 안 하고 애를 낳지 않았다고 그 분야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은 반대로 남성도 출산 경험이 없으니 그 분야의 정책을 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되지 않겠느냐”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촌평을 한 뒤, “지금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 외에도 얼마든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는 시대인데, 이런 식으로 발언한 것은 심각한 여성 비하”라고 지적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도 통화에서 “처음 이 발언을 딱 들었을 때는 대응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화가 나더라”며 “이건 여성전체에 대한 모욕이다.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의 의도를 갖고 한 것 같은데 한 명을 공격하다가 여성 전체를 모욕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결혼·출산은 선택의 문제고 그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은 국가가 지원해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리고 결혼·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인격을 모독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황 교수는 여성의 역할이 마치 결혼·출산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규정했다. 이건 폄하도 아닌 완전히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라며 “가부장적이었던 조선시대에도 여성의 역할을 그것으로만 제한하지 않았는데, 21세기의 심리학과 교수라는 분이 더군다나 여학생의 비율 높은 심리학과에서 어떻게 강의를 하는 지 궁금하다. 교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황 교수의 발언은 인터넷상 트위터, 기사댓글에서도 많은 감정을 사고 있다. “표현과 논리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대체적인 가운데, “틀린 말은 아니다”는 댓글도 일부 오르고 있다.

네티즌들 역시 “결혼하고 애를 낳아보지 않으면 여성이라고 할 수 없다”는 대목에 꽂혀 반응을 내놓고 있다.

◇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황상민 연대 교수의 '쾌도난마' 출연 장면 화면 캡처. -

“미혼, 불임여성에게 대못질을 한 발언”, “천주교 수도자들은 모성애가 없다는 것이냐”, “유치원·어린이집의 미혼 선생님들은 모성애 없이 돈만 벌려고 종사한다는 것이냐”며 비판하고 있으며, 특히 불임여성들의 아픔을 도외시했다는 내용이 많았다.

네티즌 아이디 ‘solbaram*****’은 “아이를 낳지 않거나 못하는 여성에게 그 발언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심리학 박사신데 아이 없는 여성의 아픈 심리는 생각하시고 말씀하시느냐”고 지적했다. ‘ks****’는 “한 인간이 바라보는 편향된 사고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쉽게 상처 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썼고, ‘ry*****’는 “애 낳고 싶지만 못 낳는 사람들에게 아주 대못질을 하는구나”라고 비판했다.

‘nd****’도 “이 땅에 아기 가지고 싶어도 못가지고 하루하루 고통 받고 살아가는 부부와 여성들, 또 남성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알고 저따위 인권 모독 발언을 하느냐”고 했고, ‘ktr*****’는 “결혼 안하고 아이 낳은적 없는 여성은 여성성이 없고 생식기로만 구분되는 여자라고 한 것은 독신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격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육아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로부터도 공분을 샀다.

‘3Eag*****’는 “영·유아원 여성교사들은 그저 먹고 사는 데 급급해서 아이를 보살피고 가르치는 줄 아느냐?”고 했고, ‘mer*****’는 “황상민 말대로라면 수많은 미혼여성과 천주교 수도자들은 뭐냐”고 물었다.

“고아원에선 수녀들에게 엄마라고 한단다. 애 안 낳으면 생식기만 여자냐”(‘odysse*****’), ‘“쩝. 황상민 교수님. 그럼 가난한자들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도 생식기만 여성인가요”(thinkingf*****’)라는 글도 다수였다.

또 “(미혼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빅토리아 여왕, 선덕여왕 다 뭐가 됨?”(‘acek****’)이라는 글도 있었다.

‘ju****’는 “여성성을 출산과 육아로만 평가하는가? 그렇게 따지면 남자는 군대 제대로 안 갔으면 남자가 아니겠네요”라고 말했다. ‘yyyl****’은 “여성과 남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성별이며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성역할은 자라면서 유아기부터 형성되어오는데, 잘 모르시나보다”고 힐난했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못할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글이 다수 올라왔다. ‘bamn****’은 “늙지 안으면 노인문제 해결 못하고. 고아 아니면 고아를 못돕는 게 아니지 않나‘, ‘cick****’은 “영국에 마가렛 대처수상은 정치가로는 성공했겠지만 엄마로는 실패했다고 한다. 꼭 좋은 엄마가 좋은 정치가는 아닐수있다”고 했다.

‘prad****’은 “아이를 낳아봐야 진정한 엄마가 되는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되는 문제는 다른 것 같다. 자식 잘 키운 엄마가 교육부장관 하는 건 아니잖나. 실업문제부터 보육문제까지 어떻게 모든 문제 다 겪어보고 대통령이 됩니까. 무슨 신도 아니고..”라고 주장했다.[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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