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치기
연 이틀을
볼락 구멍치기 다녔다
석축으로 된 방파제 구멍에서 작은 장대로
볼락을 낚아 내는
낚시다
첫째 볼락이 살고 있는 구멍을 잘 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 구멍은 물때를 따라 수시로 변한다
어제 잘 낚이던
구멍이라도 물때가 다르면 안 낚인다
그리고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많이 치면 안 낚인다
더 힘든 것은 45도 정도의 비탈길을 잘
타고 넘어야 한다
바위에 낀 이끼를 피해야 한다
지난 봄 밤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오른 손 중지를 다쳐서
지금도 고생을 하고
있다
볼락 구멍은 위에서 보면 작고 안은 넓다
그래서 물고 올라오다가 거친 등지느러미를 바위에 붙이면
절대로 고기가 안
올라온다
낚싯줄을 끊어 먹든지 다른 수가 생긴다
많이 낚을 때에는 한 철에 한 2000마리 정도 낚는다
나눠 주기도 하고
요즘은 김장용으로 사용한다
나는 낚시꾼이라서
종류불문으로 낚는다
바다 민물 계류 등등이다
베드로를 부르신
예수께서 그에게 사람 낚는 법을 가르치셨다
그래도 베드로는 종종 그물치기를 즐겼다
거기다가 주민세를 낼 적에는 낚시를 했다
아마
베드로는 낚시도 잘 했나 보다
교회에서 낚시를 해 보면 대번에 사람 성질 다 알게 된다
간이 배 밖에 나온 사람
괜히
아는 척 하는 사람
고집으로 똘똘 뭉친 사람
한 없이 좋은 사람도 있다
우리 안교반에 새로 나온 분이 있는데
참 사람
좋다
어떻게 지금까지 예수 안 믿고 살았는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그렇게 교회는 짝을 이루어 간다
그런데 교회생활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사람은
잘 믿는다고 어깨 힘주는 사람들이다
옹고집으로 똘똘 뭉쳐서 다른 이들 하는 짓은 절대로 못 봐 준다
자기가
바땀 풍 하는 줄도 모른다
지금 바다는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가을의 풍요로움은 잠시 지나가고
겨울의 추위와 싸워야 먹고
사는 어부들을 긴장시킨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지금 겨우살이를 준비해야 하는데
무척 어려운 현실 앞에서 발버둥치는 것
같다
개콘처럼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미고
월급 일부 동결도 외치며
내실을 다지고자 하는데 난 모르겠다
앞날의 희망이
보일지 아니면 일본처럼 나락으로 떨어질지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내 낚시 인생이 그러하듯이
내 신앙 인생 그리고 조직 인생도
그러하다
희망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집으로 올 때 빈 바구니였던 때를 기억한다.
내 영혼의 수확 또한 마찬가지다
이건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었다
더 잘 해 볼 걸 하는 후회 속에서 인생은 벌써 종착점에 왔다
후배들에게 희망찬
미래보다 거들 난 현실을 맡긴 게 부끄럽다
이틀을 방파제를 후비고 다녔더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나도 늙었다는 것을 내 몸이 먼저
안다
낚시의 구멍치기처럼 인생의 구멍치기도 그랬다
곧 겨울이 닥치겠지
인생의 겨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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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회생활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사람은
잘 믿는다고 어깨 힘주는 사람들이다
옹고집으로 똘똘 뭉쳐서 다른 이들 하는 짓은 절대로 못 봐 준다
자기가 바땀 풍 하는 줄도 모른다정말 좋은 지적 하셨습니다.
위의 모습이 평생을 교회 다녔다는 로산님과
저의 모습입니다.
문에서서 저도 안들어 가고 남도 못들어 가게 하는...
정치인들 보며 다 갈아 치우고 싶은 마음처럼
교회도 오래되고 고집으로 뭉친 사람들 갈아 치워야하는데...
나부터...
미주교회들은 얼마 되지 않아 세대 교체가 될것 같은데...
목사들도 신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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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인생이란 무엇인지...
무엇을 공부해야할지...목회란 도대체 무엇인지 같은 이야기들 더 듣고 싶습니다.
학교후배, 인생후배 입장에서요...
건강관리 잘하세요^^
낚시. 제가 가장 해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입니다. 제 친구가 낚시꾼인데, 카카오스토리에 낚시 하는 장면, 잡은 고기 들고 찍은 기념 사진을 올려놓을 때가 있습니다. 바다, 바위, 그 위에서 홀로 하는 낚시질...... 그리고 보니 어렸을 때, 장맛비가 내려 흙탕물이 무시무시하게 내려간 후에 맑은 물이 내려갈 때, 낚시로 잡던 날피리, 불거지, 낚싯줄 따라 전달되는 그 파르르한 '손 맛'이 많이 기억납니다.
지금 낚시한다면 잡은 후 그냥 놓아주고 싶을 것도 같습니다. 고기잡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오래 전에 느꼈던 그 '손 맛', 그게 나의 동심을 일깨울 것 같아서요. 너무 멀리 온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로산 님의 낚시 모습에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방송에 낚시하는 분들 모습이, 마치 바위에 붙은 파리처럼 느껴질 때도, 그런 모습 보면 '거기 사람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