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bring out the worst in me!
너는 내 안에 있는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끄집어내는 재주가 있다!
의역이지만 대충 그런 뜻이다.
이 누리에서 요즘 자주 보는 현상이다.
처음부터, 혹은 잘 나가다가 어느 시점부터
가벼운 반말이 나오기 시작하고
결국 개판 오 분 전까지, 혹은 개판까지 간다.
처음부터 아예 개판인 것도 있고.
어떡하면 저 누리꾼 안에 있는 가장 유치찬란한 면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 논문 써가면서 내뱉는 말들의 난무.
거기에 맞추어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는 대꾸.
누가 보면서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할까 봐 걱정하지 않는다.
누리꾼을 믿고 필명 허용한다더니 꼴 좋다고 할까 봐 걱정하지 않는다.
이게 우리 모습이라면, 이게 우리 모습이다.
누리꾼의 선택이고 결정이다.
그런데 어디쯤 가면 그냥 짜증 난다.
물론,
그동안 재미들 보셨으니 이젠 가위질해도 되나 보다, 하게 되고
그리고 가위질하면 된다.
섭섭한 건,
먹고사느라 정말 바쁘고 시간 없다는 말
그저 가벼운 투정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거다.
아니다.
정말 시간 없고 피곤하다.
배려.
내가 바라는 건 배려다.
소박한 바람 아닌가.
안에 있는 가장 유치찬란하고 어두운 면을 누리꾼끼리 서로 끄집어내기 하는 거
내 소관 아니다.
나는 이 누리를 아름답게 꾸며야 하는 환경부장 아니고
누리꾼의 성품을 관리하는 도덕 경찰도 아니다.
그러나
개판 오 분 전에 가위질은 해야 하는 좀 성가신 임무를 맡고 있는데
가위질은 보람도 없고 먹고사는 데 보탬도 안 될 뿐 아니라
정말 시간 아깝고 피곤한 작업이다.
배려.
소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