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낳은 아이 거적대기에 싸서 버린다

by 로산 posted Nov 11, 2012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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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에 낳은 아이 거적대기에 싸서 버린다


열 달을 참고 고생해서 아이를 낳으면

할 일 다 하는 것 아니다

미물도 그러지 않는데 사람이야 더 할 말 없다

대학을 마칠 때까지

직업을 구할 때까지

그리고 배우자를 만나고 아이를 낳을 때까지

그러다보니 그가 죽을 때까지 걱정 속에서 사는 것 같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침례를 받고 교회를 다니고

한 식구다 싶었는데

어느 누구하고 토닥거리더니

어느 새 바이바이하고 떠났다


진리를 가졌다고 안 떠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진리란 투쟁으로 얻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진리를 가진 교회면 뭐하냐

느낌으로만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

떠들고 있으면 뭐하냐

처절하게 투쟁하고 얻어지면 뭐하냐

그 마음속에 살아있지 못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포장된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생활에서 알고 있다


진리를 찾는 갈구는 의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도마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옆구리를 동경하다가 만져본 신앙을 가졌고

그 만져 봄으로 인해서 목숨까지 걸었다

어떤 이에게는 만져봄으로 이루어지고

또 어떤 이에게는 감정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찬미나 찬송을 하는 것은 그 감정을 일궈 나가는 하나의 도구이다

신앙생활에서 찬미는 그렇게 중요하다


serendipity님의 축배의 노래를 듣고 혼자서 많이도 웃었다

이런 것도 용납하기 어려운 교단에서

이렇게 유한 게시판에서 사람들은 욕을 입에 담고 살아간다

“무모한 주장과 비성서적 비평, 비난, 중상모략 같은 것들”이 난무(?)하고

“성경을 떠나 버린 인간의 그 어떠한 수려한 말이나 미사여구도

모두 쓰잘데 없는 철학일 뿐이며 말놀음이요 말장난일 뿐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도 성경에 없는 단어들 입에 올리며 관음증을 즐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말에 조심해야 한단다

은연중에 부모의 말에 혼돈을 느끼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조심하고 키운 자식이 부모의 속을 끓일 때

그 부모는 그가 허송한 세월이라 여길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그런 경험 많이 한다

그토록 마음 주고 정 주고 온갖 것 다 줬는데

그리도 쉽게 떠나갈 줄 몰랐다

온 몸의 힘이 다 빠지고 정성이 그립고 애잔할 때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나를 돌이키고 하나님 앞에서 나도 얼마나 애를 먹였는가 생각하게 만든다


요즘 다른 교회를 방문해 보면 만감이 서린다

왜 이토록 쪼그라졌는지 늙고 병든 교회가 나를 슬퍼게 한다

천편일률적인 순서로서 가슴 쓰리게 한다

10년 이상의 세월이 도망간 느낌이다

진통 끝에 낳은 믿음의 자식을 버리는 사람들

작은 실수로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교회는 새로운 계획조차 못하게 된다

오늘의 진통은 예견된 착오에서 시작되었는지는 모른다

그 착오는 큰 것이건 작은 것이건 간에

우리들이 만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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