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13살 가량 차이...

by 바다 posted Dec 06, 2010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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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13살 가량 차이나는 분이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때 그분은 혈기방장한 청년이었지요

어린 나이에 그분을 보았을 때는 마냥 좋은 교회집사님이었습니다

 

제가 사회초년생을 시작할 때 그분은 서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화실에 가보면 수출그림이라더군요

알고보니 그분은 어릴적에 재림기별을 받아서

정규 미술교육도 받지 못한 채 (다 그렇듯이 가난한 이유도 있었지요)

안식일을 지키느라 변변한 직장도 없이 허름한 화실에서

그래도 웃음과 순수함을 간직했더랬습니다 (제가 보기엔)

사람들은 그분을 속알맹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분의  그림을 이용해서 믿노라는 사람들이 사기를 쳐도 그냥 허허 웃었지요 

 

그분에게서 저는

클래식 입문을 하였지요

화실에 가보면 낡은 슈베르트 가곡 전집 레코드판이 돌고 있었고

환하게 웃는 잘 생긴 얼굴에서 독일가곡이 흘러 나왔습죠

그분을 졸졸 따라다니며 새롭게 배우는 희열같은 것이 제게는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소식이 끊어져 버린 지 1년이 지났을 때 결혼했다고 언니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그 언니는 결혼하고서 대학을 다녔고 보건소장을 거쳐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였고

그 분은 언니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외조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나름대로 다하였습니다

아들도 둘이나 두었구요

 

저도 결혼해서 멀리 내려와 있는 동안 10여년을 만날 수 없었는데

그 후 간간히 소식을 듣고 어쩌다 한번씩 만나면 속이 상하고 화도 납니다

 

언니의 사업이 실패하고 가정이 깨어지고 그 분은 떠돌이가 되고

그 순했던 눈동자는 지쳐있고  

청춘을 바쳤던 신앙은 회의와 불신으로 얼룩져 있고

(말씀대로 살려 애썼던 그의 현재와 교회 지도자의 이중적인 삶의 모습속에 좌절하고

아이들 교육--삼육학교--차별받는 모습에서 좌절하고

교회제도권의 모습들을 진저리치며 싫어했습니다

순전함이 이용만 당했다고

사회의 성공이 교회안에서 그대로 통용되는 모습이 싫다고  

 

지금은 교회에 적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은 어느 교회 다니느냐고 하면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마음이 예수가 아니면서 어찌 동패짓는 것이 그리 중요하냐고 합니다

 

 서울과 시골을 오가면서 석조각과 그림을 그립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입이 변변치 않습니다

 

카스다에서 박성술님의 생각을 읽다보면 그분이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박성술님은 지킴의 표시가 확실합니다

그러나 내게 어느정도 신앙을 맛을 가르쳐준 그 분의 지금은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모릅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아프면서도 병원은 가지않고 뉴스타트정신으로 이긴답니다 (속터져요)

교회생활없는 신앙의 진수를 스스로 맛본답니다(일견 수긍가는 측면도 있기는 합디다)

지금은 아주 자유롭다고 말합니다(말씀처럼 진리가 자유케 했는지도 모르지요)

그분은 자유롭다고 하는데 나는 왜 그 말이 슬프게 느껴질까요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구요

이런 이야기를 여기밖에 할 데가 없거든요

 

어릴때는 이 세상이 재림교회 중심으로 움직이기를 바랐고 그런 줄 알았거든요

이제는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내 정신의 고향이고

현재의 내 생활의 주인이고

내 미래의 삶을 꾸릴 이 교회를 사랑해야 하는 숙명같은 곳이기에

세상을 향해 소리칩니다

내 안에 계신 그분을 힘입어 소리칩니다

 

넋두리도 아니고 재미난 야그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사는 삶도 있다 하는 겁니다

이러다 내가 고은 선생님 발바닥 쫒아가려다 만인사100명은 쓸랑가 모리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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