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와 이세벨.
둘 다 이단 잡기에 혈안이었다.
쫓아다니고, 도망 다니고, 잡고, 죽이고, 난리굿했다.
패자 이세벨의 폭력성은 이미 악명 높지만,
끝에 가서 승자로 군림하는 엘리야도 바알 선지자들을 도륙하는 것으로 승리를 확인했다.
엘리야와 이세벨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고백할 일이다.
세상에, 우리 서로 너무 닮았네! 우리 혹시 쌍둥이 아니야?
엘리야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이세벨이 보이고
이세벨이 거울을 들여다보면 엘리야가 보인다.
투사해놓은 자신의 모습을 상대 얼굴에서 보지만
물론 그게 투사해놓은 자신의 모습이라는 걸 모른다.
상대를 죽이는 살인 행위가 곧 자살 행위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그러니 당연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인데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기독교가 말하는 인류 역사,
우리 식으로 말해서 각 시대의 대쟁투,
그 대단원의 막도 비슷하게 끝난다.
한쪽이 도륙당한다.
산 채로 숯불구이 된다.
사람 몸에 있는 염분을 고려하면 소금구이라고 해야 맞겠다.
모두를 똥물에 튀기고 싶다는 누리꾼도 있으니
그를 요리사로 임명하면 참 희한한 맛이 나긴 하겠다.
엘리야와 이세벨,
그 둘은 하나다.
이빨, 발톱 드러내고 목의 털 치켜세우며 으르렁거리는 짐승들이 서로 하나이듯.
우리가 채빈 님의 e-book을 꼭 사서 읽어야 하는 이유다.
[명사] 싸움터나 경기장에서 싸우거나 싸우려고 나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