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의 초상

by Windwalker posted Nov 24, 2012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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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의 초상

 

초상을 한자로 썼으면 의미가 쉽게 전달이 될 텐데 일부러 한글로 초상이라고 썼다.

독자의 느낌대로 肖像이라고 읽어도 좋고, 初喪이라고 읽어도 좋다.

 

한 십여 년 전, 결혼식후 피로연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신랑측인지, 신부측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쪽이 재림교인이 아니어서 교인들이 못 먹는(?)

해물, 돼지고기 등의 요리들이 푸짐하게 나왔었다.

그런데 그 당시 40 중반이신 집사님 한 분이 돼지고기 몇 점을 접시에 올려놓고 오다가 어느 장로님께 걸렸다.

 

그 장로님이 하시는 일갈, “집사가 돼가지고 돼지고기가 뭐야, 당신 교인 맞아?”

나를 포함하여 사람들 많은 데서 면박을 주셨다.

그 날은 그냥 그렇게 넘어갔는데, 그 집사님은 교회에 자주 빠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교회를 떠나셨다.

물론 그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후일 내게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면 최소한 일조를 했었던 것 같다.

 

그 때 일갈하시던 장로님은 (교회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카리스마가 있으셨지만 교회에 매우 헌신적이셨다.

그 분이 일을 많이 그리고 열심히 한 부작용(?)으로 몇 분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다른 교회로 옮기셨는데,

아이러니하게 그 장로님도 더 이상 교회에 나오시지 않는다.

소문난 것은 있지만 내막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 쓰지는 않겠.

 

지금 내가 그 장로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대비되는 분을 이 누리에서 발견했다.

사실 나는 그 분에 대해 일면식은커녕 이름도 모른다.

추측컨대 60은 넘으신 장로님 같은데, 그 분이 쓰신 글을 보면

위에 나온 집사님 같은 분들을 포용하기 위해 다른 분들과 다툼도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가르침에 따라 한때 시골에서 농사짓는 생활을 포함한

안식교 전통적인 신앙도 하신 것처럼 보이는데, 글에 나타난 그 분은 굉장히 유연하고 수려한 신앙을 보이신다.

 

처음부터 그러셨던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 계기로 그런 깨달음에 이르렀는지 인생역정이 궁금하다.

안식일을 꼬박 지키는 수준이 아니라 안식일을 넘어서 진정 안식을 누리는 분 같아 보인다.

그 분이 시무하는 교회는 복 받은 교회다.

 

한 동안 안 보이시는 것 같다하는 느낌이 (접장님처럼, 내게도) 최근 들었는데,

드디어 이 분도 돌아오셨다.^^

 

지경야인님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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