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대거 공개해 세계를 뒤집어놓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그제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조만간 스웨덴으로 추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 쪽은 그를 체포한 것이 언론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가 스웨덴으로 추방되면 간첩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웨덴 경찰의 어산지에 대한 성폭행 수사는 위키리크스 활동과 무관하다. 그러나 그를 체포하기 위한 각국 움직임은 정치적인 동기를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다. 어산지가 받고 있는 핵심 혐의는 ‘합의된 성관계를 하면서 콘돔을 쓰지 않은 것’으로, 스웨덴 법으로는 성폭행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 혐의가 제기된 만큼 잘잘못을 공정하게 가리는 건 필요하지만, 그가 위키리크스 설립자라는 이유로 문제를 확대시키는 건 경계할 일이다. 특히 그를 일단 잡아둔 뒤 위키리크스 활동을 억압할 혐의를 찾아내거나 미국에 넘겨주는 일 따위는 있어선 안 된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엉뚱한 꼬투리를 잡아 위키리크스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비판이 사실임을 시인하는 것이다.
위키리크스의 활동은 정보 공개 측면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나라들은 모두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미국 외교전문이 보여주듯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를 보였다. 이는 무엇보다 주권을 위임한 각국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이런 행태를 폭로한 것만으로도 위키리크스는 언론자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하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억압하는 데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반성해야 마땅하다. 각국 언론 또한 언론의 본분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위키리크스 죽이기’는 곧 ‘민주주의 죽이기’다.
한겨레 사설
참 아이러니칼 하지요? 한번은 콘돔을 안끼고, 한번은 콘돔이 찢어졌답니다. (그도 대빵 ~ 인가?)
여하튼 그 사람의 WIKI 가 LEAK 했대요.
그가 큰 포부로 만든 위끼리크 참 잘한다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다스리기 힘들어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처량하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