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들이여!

by 제자 posted Dec 06, 2012 Likes 0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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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좀 하겠습니다. 시류와 대세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깡통이여! 깨어라>

구교와 신교를 합해 어림 지구상 인구의 절반이 예수의 패찰을 그들의 가슴에 달고 주어진 일생을 질주하고 있다. 유대교에서 변이한 소위 예수교의 분포도는 지구의 곳곳을 진하게 물들여 놓았고 야밤의 네온 십자가는 이를 실증하듯 빛을 발산하며 강한 프라이드로 이를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극악무도한 죄인을 처형하고 치욕과 저주를 나타내던 참혹한 형벌의 십자가가 어느덧 이 시대의 자랑이 되어버렸고 협소한 다락방에서 출발한 미천하고 초라한 제자들의 무리는 이제 세상의 지배 주류세력이 되어 저마다의 교파 이름으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공룡집단화가 되어버린 이즈음, 하늘 높이 내걸린 그 야광의 십자가는 시대를 관통해온 그 질곡의 오랜 연조만큼이나 ‘예수학원’의 간판을 내어걸고 마치 예수를 달관한 달인들을 배출하는 산실임을 자긍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 않는가? 나름의 신앙을 자랑하는, 여인의 앞가슴에 주렁주렁 매어달린 금속장식과 조직의 위세를 허장성세하듯 치솟고 있는 네온십자가는 그 상징 속에 내재된 깊음만큼이나 인간주체들의 가슴속에 과연 그 의미가 얼마나 선명히 명징되고 있는가? 소위 이 시대의 ‘예수의 종, 예수의 대사’들은 쌓아올리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체 쌓고 있는 그 종탑의 높이만큼이나 그 ‘십자가의 도’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이 과연 있는 것인가?

 

자만한 단언일지 모르지만 답은 No이다. 이곳에 출입하시던 빈배님의 저서 “예수는 없다”가 일언지하에 교회 상태의 대변을 넘어 모든 십자가의 무리를 향한 냉엄한 질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책의 제목이 그렇다는 것이다.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책의 내용은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를 간파하지 못한 인문적 지론으로 채색되어 있을 것이 자명하겠지만 적어도 상업성을 고려한 책의 제목이 이 시대를 꾸짖는 고언이 되고 말았다. ‘사공중곡’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격이 제대로 되고 만 것이다. 오늘날 여기저기서 수 없이 많은, 잘 짜여진 예수교 설교들이 나팔처럼 울려나오지만 그들의 소리는 음정을 잃어버리고 실체 없는, 깡통 울리는 깡통설교가 아니던가? 진정으로 이 시대의 설교단은 실체가 빠진, 예수를 잃어버린 한 조각 돛단배가 되어 망망대해를 맴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달인신자가 아니라 깡통교사들에 의해 깡통신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냉엄한 현실이 아니던가! 달달달 외우는 식의 허약한 암기식 신앙 말고 ‘산 세계’를 터치해주는, 진정한 예수교의 신앙 전수자가 이렇게도 희귀하단 말인가? 영혼을 갈라놓는, ‘예수교의 정수’를 쏟아내는 이 시대의 광야 요한의 설교를 정녕 들을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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