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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칼럼]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길




한겨레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한국학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북이 상투화된 “불바다” 수사를 반복하 는가 하면, 이남에서는 반북 광풍에 휩쓸린 보수 정치권에서 “선제공격”이니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니 “북괴”니 온갖 섬뜩한 이야기가 다 나온다. 그것보다 더 씁쓸한 것은, 북한의 죄과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보수적 주류의 강경 논조가 이번에 풀뿌리 민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어 이북에 대한 성찰이 없는 분노가 전국에 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어떤 상황논리로도 민간인과 젊은 병사 등 민중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이북의 포격을 합리화할 수 없다. 하지만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분노만 가지고는 어떤 갈등도 풀어갈 수 없다. 우리 쪽 대북 태도의 근본적문제점부터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만들려는 이의 본연의 자세가 아닐까?


이남의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핵 비확산 우선” 논리를 따라 이북과의 진지한 화해의 전제조건으로 “핵 포기”부터 내세운다. 다수의 민중을 일거에 살해할 핵무기 자체야 당연히 반대의 대상이 돼야 하지만,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미국의 비확산 정책이 “평화”보다는 핵무기 기존 보유국들의 독점 유지를 지향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거기에 다 미국의 논리는 극도로 선별적이다. 이북보다 훨씬 일찍 만들어진, 그 수량도 이북의 8배 정도로 추산되는 우방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한 번이라도 미국이나 이남에 의해서 규탄된 적이 있었던가? 이스라엘은 중동 강대국이지만, 동북아 최빈국인 이북은 사실 그 모든 이웃 나라에 군비·첨단무기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 핵무기는 비록 그 자체로 나쁘지만, 이북으로서 생존의 유일한 담보인 핵을 절대적인 문제로 만들기보다는 이북 민중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경협부터 서두르는 것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 아닐까?


이남의 보수주의자들은 이북과의 신뢰구축, 협력, 평화공동체 건설 등이 어려운 이유로 이북의 세습독재를 자주 든다. 이승만이나 박정희가 만들려다 실패한 종신집권체제를 김일성이 성공적으로 만들어 그 여세를 몰아 아예 세습화시킨 점도, 이북만큼이나 심각했던 학살, 투옥, 고문, 감시, 전 사회의 병영화 등 반인권적 행각을 벌여온 이남의 권위주의 체제를 결국 종식시킨 민중운동의 공로가 위대하다는 점도 당연히 사실이다.


그런데 민중이 흘린 피로 정치가 다소 민주화되었어도, 이남의 사회·경제는 지금도 이북과 근본적으로 같은 족벌적 방식으로 움직이는 세습 재벌들의 독재에 지배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줄줄이 백혈병으로 죽어나가도, 그들이 죽어가는 곳이 국내 최강 재벌의 공장인 이상 산재 인정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대법원이 불법파견 판결을 내려도 또하나의 굴지의 재벌이 그 판결을 쉽게 무시해버릴 수 있는 것도 법보다 재벌의 힘이 더 우세한 이남 사회의 실상이다.


이북과 이남의 대립은, 반민주와 민주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세계체제에서 고립된 후진적인 스탈린주의적 독재와, 세계체제에 깊이 편입된 “선진형” 재벌 독재의 대립이다. 이북의 문제점을 직시하면서도, 우리 역시 절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여 두 사회가 좀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평화는 분노와 자만, 독선의 산물이 아니라 냉정과 뼈를 깎는 맹성,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산물이다. 이북 위에 군림하거나 이북을 무시하는 자세를 버리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이북의 입장을 적절히 배려해주고, 이북과 이남의 민중들이 좀더 많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군사적 긴장과 총동원 상태에서는 이북에서도 이남에서도 그 어떤 진보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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