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자들 가운데 (만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니까)
종말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한국사람도 미국 사람도...
우리 교인 아닌 다른 개신교인들이다.
대충 이런식이다
"이제 666이 곧 드러날 겁니다"
"베리칩 있잖아요. 그게 손에 표를 받는 것..."
"중동지역을 보세요"
(그동네 늘 그러지 않았던가요? 전에는 더했는데: 나의 말)
"아니예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이전에는 없던 일 !"
"이슬람이 이스라엘을 몰살시키려고..."
"이슬람이 미국을 대항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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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분위기가
우리 전통적인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이 교회는 요즘 비교적 잠잠하고 있는데
다른 교회들이 더 야단들이다.
그런데 이런 종말론을 가만히 보면
두가지 뿌리가 보인다.
그 하나는 세대주의적 해석이다.
종말에 팔레스틴에 있는 문자적 이스라엘이 큰 역할을 하리라는 개념.
둘째는
현재 미국의 복음주의, 근본주의 개신교의 정치적 성향이다.
즉, 미국 패권주의. 그리고 흑인 바락 오마바는 악한 내지는 적그리스도라고 하는 선전.
이 두가지가 합쳐서
때아닌 종말론 열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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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 교회 종말론에 대해 깊이 감사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는 문자적 이스라엘에 대한 관심을 졸업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기독교적인가!
다른 개신교 교파들
우리 교회보고 구약에 매였네 어쩌네 하지만
종말론으로 보건대 우리야 말로 정말
문자 그대로 신약의 기독교적 아닌가? ^^
내가 또 우리 교회 종말론에 대해 깊이 감사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는 미국이라는 (얼핏 보면 착하고 위대하고 고맙게 보이는) 종교/정치적 세력을 꼬나보는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 텍사스의 대형 교회의 목사들이
미국 패권주의와 기독교 신앙을 혼동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종교정치 권력이 적그리스도의 역할을 할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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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이런 요즘의 혼잡한 바벨론식 종말론이
우리 민초 신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