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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정희진의 어떤 메모

<슬픔의 노래>, 정찬, 조선일보사, 1995


영화 <남영동 1985>의 배우 이경영이 전하는 인재근 의원의 이야기다. “영화에서 (명)계남이 형이 고문할 때는 ‘아이고 저러다 죽지’ 하는 생각에 너무 불안불안한데, 고문기술자인 내가 전문가처럼 굉장히 능숙하게 고문을 하니까 너무 안심이 되고 고맙더래.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열사 때와 달리 ‘저 사람이 고문을 했으니까 우리 남편이 살아남았다’는 거지.”


배우 자신도 그랬다지만 나 역시 ‘만 가지 슬픔’(이라는 책이 있다)이 쏟아졌다. 인류는 폭력 피해자 가족의 이런 ‘희망과 안도’를 개념화한 적이 있는가? 나의 무식 탓이기를 바란다. 이런 심정은 프리모 레비나 로만 폴란스키의 <죽음과 소녀>(Death and the Maiden) 같은 ‘전형적인’ 고문의 서사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한국 소설 중 나만의 ‘3부작’이 있다. <슬픔의 노래> <얼음의 집> <새>. 모두 한 작가의 작품이다. 우연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생은 생잔(生殘, 살아‘남기’), 권력은 폭력, 슬픔은 실패를 의미한다. 이런 현실에 비해 폭력과 권력 탐구를 짐 지는 작가는 흔치 않다. 이 역시 나의 과독 탓이겠지만. 어쨌든 정찬 같은 ‘캐릭터’의 지식인이 많아야 한다고 절실히 주장한다. 내가 만일 대통령 후보라면 이런 공약을 하겠다. “치열하게 생각하는 인간이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이해하는 ‘정치신학자’ 정찬의 주제는, 권력과 폭력 앞에 선 인간의 선택이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들의 모습은 작가를 통해 예술과 신학의 이유가 된다. 그는 권력과 폭력을 비판하거나 혐오하기보다, 사유한다. 그의 작품은 ‘남영동’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윤리학이다.


<얼음의 집>의 주인공은 고문기술자다. 그는 사정(射精)에 버금가는 쾌감이라는 권력 행사(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를 자제하면서, 진실(자백)을 만들어내는 임무를 수행한다. 쾌락을 통제하는 것,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 어떤 인간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20여년간 가정폭력 상담을 하면서 열대를 때릴 수 있는데 여덟대에서 멈추는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


개념 없이 권력을 휘두르면서도 분노와 피해의식을 표출하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자기 권력을 자각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성찰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고급’ 표현까지 동원된다. 정찬의 주인공들은 타인의 신체적 고통으로부터 획득되는 권력의 전능함을 알고 있다. 권력의 경험을 사유하는 그들은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 최소한 ‘방황하는 영혼’이다. <슬픔의 노래>(26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에 등장하는 ‘80년 광주’ 가해자의 고백. “칼이 몸속으로 파고들 때 칼날을 통해 생명의 경련이 손안 가득 들어오지요…생명의 모든 에너지가 압축된 움직임…한 인간의 생명이 이 작은 손안에 쥐어져 있다는 것이죠…그것은 상상할 수 없는 쾌감입니다.”(69쪽) 이후 그는 무대 위에서 죄의식의 갑옷을 벗는 배우가 되었다. 그가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살인자의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럼, 죽는 자 역할은 못 하겠군요.” 소설 속 화자가 묻자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궁금한 이들은 작품을 읽기를.)


권력과 맞서는 “사랑의 승리라는 상상”을 비웃는 주인공은 말한다. “강을 건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지요. 배를 타는 것과 스스로 강이 되는 것. 대부분 작가들은 배를 타더군요. 작고 가볍고 날렵한 상상의 배를.” <슬픔의 노래>에는 진부한 논리나 묘사가 없다. 우리의 모습이되 대상화된 가해자의 세계를 그리기 때문이다. 권력, 폭력, 예술, 양심, 아름다움, 쾌락은 서로를 배반하고 이용하고 보완한다. 선악과 미추가 뚜렷하다면 고문의 정치는 가능하지 않다. 정찬의 작품을 읽을 땐 머리와 심장의 분간이 사라진다. 독자의 몸은 무간(無間)지옥에 빠진다. 작가가 먼저 부서져 강이 된 까닭이다.


정말 사족. 박정희 체제의 공과를 논할 때 “공은 경제성장, 과는 인권탄압”이라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고문은 정권의 흠이 아니다. 통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희진 여성학 강사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 ?
    카레데스네? 2012.12.08 23:25

     근데 김원일 씨는 노무현 시대 때 살아보기나 했수??

     

     박정희 까들은 노무현을 빨아대던데..

     

     아.. 미쿡 사람이라 그때도 미쿡에 있었겠구나..

     

     ㅋㅋㅋㅋㅋㅋ

     

     그냥 너네 나라 일이나 신경 쓰세여.

     

     아아. 이것도 애국의 발로라고??

     

     전쟁나면 참전할껴??

     

     

  • ?
    귀신은뭐하나,이런인간안잡아가고 2012.12.09 00:17

    박정희 이야기를 자꾸 끄집어내는 것이 창피하지도 않습니까? (예상 대답 : 아뇨.)

    지금은 과거를 그렇게 자꾸 들먹일 때가 아닙니다.

    미래로 나가야 합니다.

    독재자의 딸이라고 독재 세상이 될 리가 만무한 시대입니다.

    과거에만 매달리니, 참으로 한심한 세상이요, 인간들입니다.

    과거는 이미 역사가 심판해주고 있습니다.

    -------------------------------------------

    좌빨들, 아무리 설쳐봐야 박그네 찍을 사람은 찍는 것이다.

    그리고 박그네가 당선된다.

    그러면 다들 한강이나 포토맥강에다가 몸이나 던져라.

    독재자의 딸을 지지하면 왜 안 되는가?

    유신정권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은 YS로 결국 박을 지지한다지 않나?

    세월 많이 변해가는데, 좌빨들은 언제 변해갈까?

    DJ의 친북행동(20억 헌납)으로 김정일 정권이나 연장되지 않았나?

    그 망국적 온정주의/포용주의/관용주의 때문에

    국민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던가?

    머리 속에 똥이나 가득 든 조선족/동남아 노동자들이나 들어와

    별 범죄들을 다 일으키고...

    지금은 시대가 변하여 독재 운운할 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참으로 한심하다.

    그런 한심한 인간들 꼴보기 싫어서라도,

    박그네 찍어줘야겠다.

    그대들이 아무리 짖어봐라.

    찍을 사람은 다 찍어주는 것이다.

    LA에서는 다 끝났다는데....

    유치한 정치논쟁 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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