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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 칼럼] 투표를 망설이는 벗에게


권태선 편집인

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구나. 앞으로 5년간 우리 사회의 진로를 선택할 순간이 다가오면서, 투표에 시큰둥했던 네 생각이 나 이렇게 글을 쓴다. 그동안 각종 선거의 투표율은 하향곡선을 그려왔지. 네 말대로 정치가 고통받는 서민들의 삶을 해결하는 데 무력하게 보여 정치에 대한 불신이 늘어난 탓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쉽사리 선거는 두 개의 악 가운데 차악을 뽑는 일이라거나 누구를 뽑아도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냉소적으로 말하곤 하지.


하지만 월가점령운동을 이끌었던 리베카 솔닛은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는데 아예 선택하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둘 중 더 악한 것을 선택하는 것과 동일할 수 있다”고 했어. 발이 밟히는 것과 마취 없이 발목이 잘려나가는 것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족욕을 하고 싶다며 발이 밟히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리 모두가 발목 절단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야. 지난 5년간 이명박 정권의 역주행을 보면 그의 경고가 실감나게 느껴져. 자살률만 봐도 그래. 이명박 정부 들어 급속도로 증가한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2위를 멀찍이 따돌린 압도적 1위로 유명(?)해. 경쟁교육에 시달리는 청소년,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등 빈곤층, 쌍용차 해고노동자처럼 자신들의 호소가 철저히 외면당하는 현실에 절망한 이들 가운데 매일 42명이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게 우리의 현실이야.


정치가 달라진다고 그런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냐고? 다 막진 못해도 줄일 수는 있다고 봐. 절망에 빠진 이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지도자라면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테니까. 임대아파트에서 노인 자살이 이어지자 시장이 직접 현장조사에 나서고, 노동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단행한 서울시가 좋은 예라고 생각해. 쓸모도 없는 세빛둥둥섬 따위에 혈세를 낭비하던 과거의 시정과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 않니?


이렇듯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는 유권자의 투표 참여에서 시작될진대, 어떻게든 이를 막으려는 세력이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엄존하고 있어. 박정희의 유신시대와 전두환 정권은 아예 대통령 선출권을 박탈했고, 지금도 어떤 정당은 중간층의 투표 포기를 선거전략으로 공언하는 지경이야. 흑색선전으로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까닭이지. 이럴수록 나라의 주인이라면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하지 않겠니? ‘제대로’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역사적 좌표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해. 우리는 지난 5년간 극도로 심화된 사회적 격차와 그로 인한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불완전한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한 미래로 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 퇴행을 연장할 것인가를 선택할 시점에 서 있어. 누가 이 시점에 필요한 지도자인지 확인하려면 정책과 더불어 지도자의 자질을 살피는 게 중요해. 새 시대에 걸맞은 비전은 있는지, 그를 이행할 경륜과 능력은 갖췄는지, 또 뒷받침할 주변인물들은 누구인지 점검해야 해. 후보 간 토론과 지지연설은 부족하나마 정보가 될 수 있을 듯하니 살펴보길.


참, 여성대통령론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어. 박근혜 후보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진보고 혁신”이라고 주장했지. 박 후보에 대한 여성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보면 그 주장이 먹히는 모양이야. 그렇지만 역사는 여성 대통령 자체가 진보나 혁신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보자고. 총리 시절 그는 여성 각료를 거의 기용하지 않았어. 그의 민영화 정책은 공공복지 분야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사기업체의 비정규직으로 전락시켰어. 육아수당을 깎은 것도 그였어. 대처를 존경한다는 박 후보의 여성 관련 성적도 그리 좋지는 않아. 15년 국회의원 재직중 대표발의한 15개 법안 중 여성 관련 법안은 겨우 2개뿐이고, 그가 진두지휘한 지난 총선에서 30%를 약속했던 여성 공천 비율도 7%로 끝이 났어.


자, 이제 나와 너의 투표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드니? 그렇다면 잘 살펴본 뒤 내일 투표소에서 보자꾸나!

권태선 편집인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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