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는 일들

by 로산 posted Jan 05, 2013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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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는 일들


나는 가슴을 열고 외진 들녘에 서 있다

모두가 보이는 곳에서 나를 읽고 있다

인생을 끓는 물에 삶아 옥양목처럼 널어놓고

내 책임 한계 내의 모든 것에 자신을 건다


바라보이는 곳마다 널려 있는 양심은

나조차 나를 용납하지 않는다

애써 외면하고 영역 밖의 일에 침묵한다

더러워서 입 닫고 무서워서 눈 감고

마누라, 자식 밥줄 걱정으로

올바른 책임마저 거절한다


내 약점으로 앓고 있는 부끄러움과

불의를 보고서도 참고 있는 용기 없음으로

날이 갈수록 외소해저 가고 있다

무거운 짐은 전가하고 가벼운 중은 짐 싸기에 바쁘다


내 인생 열 받는 일들 차곡차곡 모아

꿈에 본 사닥다리처럼 만들어

미끄러지고 버둥대며 살아가리라

사랑하다가 지쳐 쓰러지는 일 있어도

열 받는 일에 염려치 말자

그대에게 빚지고 사는 몸

그리움에 젖어 바라본 하늘은

두 손 들고 서 있는 나를 측은히 여기실 것이다

나는 오늘도 열 받음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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