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양

by 로산 posted Jan 21, 2013 Likes 0 Replies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양과 양


몇 년 전 탈북자 돕기 운동을 하다가 어려운 일이 생겨서

나는 중국의 내몽고 추운 동네에 있었다

바람은 차갑게 불어대고 겨울이라서 푸른 것이라고는 잘 보이지 않는

그런 동네였다


뻣뻣해진 옥수수 대를 갉아 먹고 있는 양들 사이로

수건으로 머리를 싸맨 목동들이 추위를 피해서

햇볕도 보이지 않는 음침한 들판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덤프트럭은 새까만 석탄가루를 게으른 사람 기어 올라가지도 못하게 가득 싣고서

뚜껑도 씌우지 않고 온 도로에다 그 가루를 뿌리면서 달리고 있었으며

양털은 씻을 물이 없어서 회색빛으로 색이 바랬다


양은 내몽고인의 삶의 근원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없는 곳에 살고 있는 이 양들은 속죄와는 무관한 짐승이었다

그렇다 속죄가 필요 없는 양은 우리 동네 장날마다 팔려 나오는 염소와 같았다

우리는 속죄가 필요 없는 양들처럼 그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지나 않을까?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