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사자성어=만절필동(萬折必東)과 낙정하석落穽下石

by 로산 posted Dec 22, 2010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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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사자성어 만절필동(萬折必東)과 낙정하석落穽下石     붉은 노을㉿ (ehrwoxkeh

만절필동(萬折必東)

황하(黃河)는 아무리 많이 꺾여 흘러도 필경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말이다.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군자가 물을 보고 느껴야 할 점이 무엇입니까?”

“만 번을 굽이쳐 흘러도 반드시 동쪽으로 향하니 의지가 있는 것과 같다.(基萬折也必東 以志)” 라고 공자가 대답했다.

여기서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말이 나왔다. 황하가 아무리 남북으로 꺾여도 지형이 동족이 낮고 서쪽이 높은 까닭에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가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원래의 뜻대로 된다는 의미다. 순리에 관한 문제나 충절에 관한 말로 인용된다. 순자荀子 유좌宥坐편에 나오는 말이다.

 

근자에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만절필동(萬折必東)이 달리 적용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인터넷 여론에 대한 무단삭제 추진, 남북관계의 냉각, 복지국가론 등을 보면 아무리 정부가 막으려 노력해도 불가능 한 것들이 있는데, 굳이 그것을 권력의 힘으로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고집, 대화와 협력의 길이 지루하고 힘들어도 평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대결을 통한 힘에 의한 굴복, 부지감세를 통해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고, 반대로 보편적 복지는 지양하고 선택적 복지를 지향하면서 서민정책이라고 말하는 모순, 끔찍한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장차 인간에게 닥칠 재앙을 무시하고 건설, 투기세력에게 이익을 몰아주려는 정책, 군 전력 강화를 병력의 증강과 복무기간 연장 등을 통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편제를 통해 성취하겠다는 후진적인 국방정책 등이 그것이다.

 

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정점을 뜻하지만 그것이 무소불위의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을 국정에 반영할 수 있지만 국민의 의사에 반해서 반영할 수 없다. 국민의 의사는 여러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에 딱히 무엇이 국민의 의사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상식의 기준을 넘어서는 국민의 의사는 그다지 별로 없다. 또한 현대의 발달된 여러 소통방식을 통해 국민의 뜻은 언제든 전달 가능하다. 그래서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것이라 믿는다.

 

현재의 험악한 남북관계는 대통령이 원하는 대결을 통한 굴복을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른바 비핵화 3000 을 통해 대통령은 이미 그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전달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남북관계의 단절까지 염두에 두었다는 이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남북관계의 순항을 전제하지 못한 것은 틀림없다. 그것은 정치적이나 이념적으로 대통령의 입장에 맞는 것인지는 몰라도 전 국민과 민족을 자칫 전쟁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시키는 위험천만한 발상일 수 있다. 현재 남북관계를 보면 대통령의 정책은 분명히 잘못된 점이 있다. 추구하는 정책이 옳다면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말은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훌륭했음을 증명할 것이지만 현재로 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말을 깊이 곰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낙정하석落穽下石

우물 아래에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이 재앙을 당하면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재앙이 닥치도록 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 북한의 경우가 그렇다. 수십 년 경제봉쇄와 내부의 기근과, 경제기반의 붕괴, 끝없는 남한과의 군비경쟁으로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궁핍한 상황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 굳이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곤란한 상황을 악화 시킬 이유가 없다. 미래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오히려 더 많은 투자와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의 善意는 원칙적으로 옳은 것이다.

 

모든 일은 그 가는 방향이 있다. 순리대로 가고, 공익에 부합하게 가게 하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고 능력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가졌던 기대는 그가 평사원에서 시작해서 국내 제일의 건설사의 회장에 이르는 과정의 성공담이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의 발전에 적용될 것이라는 일종의 신화神話에 대한 막연한 기대였다.

 

신화가 망령된 이야기로 밝혀진 것은 집권과 거의 동시였다. 그러나 더욱 망령된 것은 정작 본인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신화가 방령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 신화 속에서 헤어날 의사가 없고 그것이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한 순리와 공정, 진보와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권력자가 개인적인 경험에 기대는 것이 전부인 순간 우리는 지도자가 아닌 통치자를 만나게 된다.

 

임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 특정한 정파나, 계층, 지역의 대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대표. 통치자가 아니라 지도자. 이명박 대통령이 취할 길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만절필동(萬折必東) 순리대로 가는 것이다. 뜻이 바른 곳으로 가는 것을 지휘하고 조율하면 된다. 아직까지의 과오는 남은 시간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그것이 작게는 이명박 대통령 개인에게 행복한 일이고, 크게는 국민과 국가, 민족의 미래에게 다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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