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by 김균 posted Apr 15, 2013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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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144000명만 지구에 남고

나머지 모두가 천국으로 간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내가 전도하고 내가 구원 얻지 못하면 모든 게 헛것이라니

다른 이들은 다들 불쏘시개 되고

나를 포함한 "우리"들은 천국 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아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천국이 있을까?

내가 어떤 목사님께 물었더니

"가 봐야 알아!" 했다


그러니 가 보지 않은 천국을 그리다가 해까닥 돌아버려서

이 땅이 주는 모든 것에 올인하는지도 모르겠다

평생 가르친 것에 대한 고민

평생 가르친 것에 대한 회한

아 인생 잘못 산 것 아닌가 하는 의심

그런 것들이 아직 살아 남은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무리에게 도전장을 내는 건 아닐까?


이젠 더 물러 날 곳이 없다고 여겨지면

평생을 믿었던 것에 알파 플라스를 더 할 것인데

그게 어쩐지 의심스러워서 장유유서 따지고

늙음에 대한 한탄도 하고

벼라별 짓을 해서 남은 자들 깜빡 자무러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 차라리

입을 다물고 살고

맞아도 장유유서 따지지 말고 살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라

그래야 남은 자들이 안심하고 한숨이라도 쉴거다


편들고 싶으면 표시 안 나게 하고

찾아가서 위로부터 하고 오너라

여기서 떠들면 오히려 역효과난다


나는 목사들을 무조건 편드는 사람들 이상하게 보이더라

그건 장유유서도 아니야

왜냐고?

내가 나일 더 먹었거든


눈물이 시도때도 없이 흐른다

슬퍼서 흐르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흐르는 것 같다

못 볼 것을 봐서 그런 것 같다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짓 좀 해라

평생 찡그리고 살았던  주름 좀 펴게 해 주라

그것도 못하겠다고?

그럼 우린 어쩌란 말이냐?


차라리 우리 다 같이 죽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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