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월 26일 안식일 시작 예배 시간은 라 루체 여성 앙상블 창단 기념 음악 예배였
다. 여러 차례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하여 그때마다 예배 전 또는 예배 순서에 듣는 찬
미가는 일상에 쪼들린 갈증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약수다. 더구나 거듭한 연습이
아니고는 각자 세련된 노랫가락을 빚어낼 수 없으리라. 여러 색실로 아름다운 꽃무늬
를 보이기 위해 한올 한올 정성 들여 실을 조심스레 잡아당기는 긴장감마저 느끼게
한다. 하나도 음을 흐트러지지 않고 매끈하게 뽑아 올리는 장인 모습이다.
듣는 맛을 흩트릴까 싶어 공연 모습에 시선을 주지 않고 탐욕스럽게 귀를 기울여 듣
노라니 천상의 소리요, 천사들의 가락이라, 듣다가 혼수상태가 되든 말든 나 죽여도
좋으니 계속 들려달라고 기도하는 자세로 경청하였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무대
에서 떠날까 은근히 몸이 달아오르며 멈추지 않고 계속 노래 부르기를 빌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러 교회 교우가 함께 기쁨과 감사를 체험할 수 있게 널리 소개할 걸
그랬다.
단원들이 잠시 공연 긴장을 풀어주려고 무대를 비우자 이런 때도 공연 분위기를 이어
가려는 섬세한 준비로 섹소폰과 바이올린 독주가 있었다. 섹소폰 주자도 정성을 담아
피아노 반주를 타고 성의껏 연주하여 고맙지만, 나이 어린 티파니의 바이올린 독주는
또 다른 기쁨을 준다. 바이올린 특유 소리는 듣는 이 마음과 호흡을 긴장시키다 풀어
주다 하면서 땀으로 이마를 젓게 한다.
그런데 소녀 바이올린 독주자가 바이올린 현을 활로 문지르거나 퉁기거나 때릴 때 강
도와 속도에 따라 자신의 몸이 뒤틀리듯 하다 경련과 이완으로 다양하게 움직인다.
그럴 때마다 주자의 매끈한 검정 구두 끈에 나란히 박힌 쇠붙이 장식의 번쩍임대로
현에서 나오는 소리가 귀에 짜릿 짜릿하다. 따라서 청각 신경을 덩달아 활발하게 만
들어주니 계속 이어지는 순서인 라 루체 노랫가락에 앙상블을 이룬다. 이렇게 여러
선녀 입에서 제각기 흘러나오는 소리가 달콤하고 틈새에 곁들인 바이올린 소리로 청
중의 생명이 약동함을 체험한 안식일 시작이었다.
더하여, 준비한 합창 순서가 마지막인 줄 아는지 맨 앞자리에 앉은 꼬마가 수집은 듯
낮은 소리로 요청한 앙코르는 분위기 더한 깨소금 같은 즐거움이다. 또 조명발에 단
한 사람마다 정말 천사 모습에 홀리다 보니 지휘자의 정성과 노력, 옆에 뭍힌 반주자
를 잊었다. 이렇게 교우들에게 심심치 않게 다양한 체험을 맛보이는 로마린다 교회야
말로 요술 상자 같아서 다음에는 또 무슨 요술로 우리에게 축복을 내릴지 기다려지게
한다.
화면이 안 나와서 요술상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