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명 'jaekim'과 '김재흠'은 동일 인물입니다. 앞으로 '김재흠'으로 올립니다.
하기는 사람이나 생물이 나이가 들거나 철이 지나면 시들거나 죽는 게 당연한 철칙일
테지만 자연도 세월이 흐르면 나이 먹은 태가 나게 마련인가 보다. 언뜻 생각하기에
는 바위 같은 무생물이나 광물이 늙는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물방울이 잦으면 돌
도 뚫을 수 있다는 격언을 듣기는 했으나 별로 이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이성적으로
그러려니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따라 바위가 늙어가는 모습에 시선이 끌리기는
평생 처음 겪는 일이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 Blue Mountain을 올라간다. Grand
Terrace 시와 Colton 시 일부를 동서로 나누는 경계가 바로 이 산이다. 아무리 큰 소
리로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발아래에 있으니 Alexander 대제가 부럽
지 않다. 즉 멀리 사방을 훑어 내려 보노라면 나무가 울창한 주택가, 그 사이를 관통
하는 도로에 달리는 차량, 그 속에 묻힌 인간도 손아귀에 잡힐듯하니 내 세상이다.
전에는 눈에 띄지 않던 색다른 모습이 유별나게 눈에 들어온다. 어찌 보면 세월을 읽
을 수 있는 노인의 치아, 이리저리 허트러진듯한 치열, 언젠가 치아가 도망간 빈자리
따위를 연상시키는 틈, 단순히 풍화작용 탓으로나 돌릴 사연이 아닌가 싶다. 마치 바
위도 살아 움직이는 역동성이 나름의 풍채를 인간처럼 키워간 인상이다. 그러기에 더
러 억세게 이름 모를 식물을 품고 세월을 한탄하는 바위도 보인다.
아무리 세월 따라 풍채가 바뀐다고 하지만, 겉 모골로 보아 어쩌면 이렇게 바위를 닮
아가지 말아야 할 텐데 하고 속으로 빌어 본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늘 오르내리던 6
0도 안팎 급경사이고 협소하며 골이 깊게 파인 최단 거리를 피하여 완만한, 대신 넓고
힘 안 들이고 다들 이용하는 길을 처음으로 시험 삼아 걸어 내려왔다. 그래서 그동안
미련하고 성급한 하이킹을 후회하지만, 뒤늦게 체험하는 하산 길은 바위와 어울려 세
월이 주는 고통의 주름살을 잊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버섯 군락처럼 시야에 가득히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대형 접시 안테나
들이었다. 하이킹 뒤처리를 잘 다듬어준 광경이다. 덤으로 얻은 기쁨이다.
* Alexander(마케도니아 왕 BC 356~BC 323)대제는 필리포스 2세의 아들로 페르시아 제국
을 무너뜨리고 마케도니아 군사력을 인도까지 진출시켰으며 지역왕국들로 이루어진 헬레
니즘 세계의 토대를 쌓았다. 살아 있을 때부터 전설적인 이야기의 주제로 다루어졌으며 사
후에는 개략적인 윤곽만 역사적인 사실과 일치할 정도로 거대한 전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님은 이런 글 쓰시면 딱입니다
정치에는 간섭하지 말아주십시오
왜냐구요?
잘 아시면서.......
네 제가 싸움을 걸었습니다
님도 나도 실명으로 들어 왔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