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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6 02:37

그대에게로

조회 수 1589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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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로


(1)

산이 막히면 굴을 뚫고

바다에 이르면 배를 만들어라

바위를 쪼개어 길을 닦고

계곡 사이엔 다리를 놓는다


별과 별

해와 달

천지조화도 감이 잡히지 않는

그대 찾는 하늘 길엔

오작교도 모자라오

요단은 창일하는 장맛비에

흔적조차 지워지고

쏟아 붓는 하혈

피 빛 노을이 길을 밝힌다.


등성이 마다

그대 따르는 이 넘치고

결코 후회함 없을 하늘 길

등골 시린 감정으로

마디마다 전율하니

오늘도

걸음은 가볍다


(2)

시린 발 사이로 스며든

온기 같은 존재이고 싶다

세월은 삶의 의미도 퇴색시키고

흘러 간 물결을 되돌릴 수 없는

등 푸른 세월을 살아 왔다


참을 만큼 참으며

그대에게로 간다

잊을 수 없는 현실은

억지로 망각의 그늘에 묻으며

그대에게로 간다

간다는 자신감이

넋을 즐겁게 한다

이래서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

더 즐거워지는 것 같다

그대 때문에...


(3)

아름다운 인생길 걸어가는

사람아

이름은 있으되 사람은 없고

흔적은 있으되 보이지 않네


그렇게

있는 듯 없어진 거리마다

포근하게 살아가며

하늘만 가슴에 품었다

그 열정의 세월

언제나 아침처럼 산뜻했었다.


아름다움 고이 여기고

살아감을 즐기던

사람아

아픔을 참고 괴로움 나누던

모두 떠나버린 텅 빈 주차장에서

하늘 수레 올 날만 기다리고 있구나.


허무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대에게로 가는 길은

형극도 한 낱 보조개로 보일 뿐

내일이 웃고 있다


(4)

그대 없는 거리에서

울고 있소

아무리 포장된 길이라 해도

자갈밭 주먹돌처럼

외로움을 타고 있소


정뱅이 넉두리는

쓸쓸한 거리에 넘치고

회색빛 건물에서

간간이 비치는 네온으로

마음은 언제나 허전합니다.


이렇게 외로운 밤

강 건너 희미한 야경은

갈 길 멀어 있음을 알리는데

동화되지 못한 이 심성을

그대는 알아주십니다.


오늘은

반짝이는 등대이고 싶소.

뭇 생령 갈 길 밝히는

그런 조용한 등대이고 싶소.

그러다가 더 외로워지면

마치지 못한 답장마저 쓰고서

미친 듯이 달려갈께요.


(5)

산골 작은 마을

점점이 불 밝히는 초저녁

붉은 십자가는 아름답다


함박눈은 길 따라 쌓이고

강아지 소리 메아리치는데

가로등 여린 불빛만으로

그대 찾아 나선다.


(6)

하늘과

산야에 구르는

바람 노래 따라

그대 이름 나풀거리오


계곡으로 흘러

조약돌에 박힌 그대 자국

손수 적은 돌비처럼

섬섬 옥수 고운 자락

날 반기는 이름으로 남아 있소


그대 사랑으로 병든 몸

부르다가 혼절하던 세월

아쉬움은 하늘가에 닿고

거기서 옮은 병으로

가슴까지 저며 옵니다.


그대 이름 부르며 살아 온 나날

널려 있는 표지 주어 들고

모자람도 나무라지 않으시는

그대에게로 갑니다.


(7)

나는

당신의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작은 악마입니다


흰 눈 뒹구는 들판에서

외롭게 울고 있는

까마귀 새끼입니다


시한폭탄 안고

저주의 화약고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던

그래서

지하드를 외치던

미련둥이입니다.


이러다가 문득

따뜻한 손길 맞잡아

그대에게로 돌아오는

오돌오돌 떨고 있는

작은 물새가 되었습니다.


주리고 외롭던

그리고 또 하나의 허무까지

짊어진 내게

그대는 즐겨

연인이 되어 주셨습니다.


(8)

도시의 네온 잊은지

오래 됐다

오감을 즐기던 세월 지난지

오래 됐다


창틀은 무너지고

물레방아 소리도 그치고

벌 같이 쏘아대던 것 마저

세월의 홍수 속에 허물어 졌다


누구도 세월은 보상이 없다

내 인생의 오점은

내가 다스릴 뿐

심은 대로 거두는 진리는

이제야 깨달은 우매뿐이다


이 육신

갈기갈기 찢어 진 언저리에

싸매고 닦아 주신

그대 손길만 남아 있다


(9)

잠 옷 입고서

맨발로 뛴 줄은

그대 앞에서야 알았다


울음 범벅이 된 눈을

껌벅이며

환한 미소로 맞는 그대를

바라 본 순간


수치도 잊었고

오직

그대로 인해

마음 깊이 부요해 짐만

피부로 알았다


그래서

너덜거리며 걸어도

그대에게로 가는 길은

마냥 행복 그 것! 

  • ?
    버들잎 2013.05.26 17:38

    메마른  마음밭에 보슬비 내리듯이 감사히 읽었습니다.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우리네  인생사  백지한장에 담았군요.

    그런데 필자는  본인 이신지요..

  • ?
    김균 2013.05.27 01:01

    네 본인 글입니다

    좋은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지나가면서 보이던 풍경을 배경 삼아

    버스에 앉아 2시간 동안에 10편을 적었는데

    -그리고 집에 와서 손을 봤습니다-

    한 편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뺐습니다

  • ?
    아기자기 2013.05.26 18:09

    “당신의 시간 속에서”

    “아름다운 인생길 걸어가는”


    구도자의 삶의 여정이


    “오돌오돌 떨고 있는

    작은 물새가 되“어


    결국에는 님의 품안에 

    겸손히 귀의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장로님, 좋은 시 감사합니다!

  • ?
    김균 2013.05.27 01:03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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