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밟기

by 김균 posted Jun 03, 2013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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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성경에는 길고도 유명한 기도의 장이 있는데

다니엘 9장과 요한복음 17장이다

다니엘 9장은 70년의 포로생활을 걱정하는 기도이며

요한복음 17장은 남아 있는 제자들을 보혜사에게 맡기시는 기도이다


기도하는 겟세마네에서 제자들은 잠만 잤다

그가 심장이 파열될 만큼 아픈 상처를 안고 애타할 때

제자들은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다

고난의 긴 그림자가 그를 엄습해 오는데

제자들은 아직도 저들 가운데 누가 큰지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늘에 속한 이름을 가져야 하지만

제자들은 아직도 갈릴리 작은 어부로 남아 있었다

하늘을 안고 가야할 처지였지만

그들은 아직도 세상의 빵 한 조각에 목숨 걸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가야바의 뜰에서 일어 날 치욕의 장면도 모르는 채

그들은 잠만 자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떠들고 좋아서 어쩔 줄 몰랐기 때문이다

이젠 정리의 순간들이 다가 오고 있다

주께서는 이 살벌한 세상에 버려지는 제자들을 위해

세상에 속하면서 세상에 동화되지 않기를 원하셨다


어려운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이 우리를 그냥 두지 않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겟세마네의 기도가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그분의 중보의기도가 우리를 살리실 것이다

요한복음 17장을 정독하자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5개로 5000명을 먹이셨다

기적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기적 속에서 살았다


눅 10:17이다

“칠십 인이 기뻐 돌아와 가로되 주여 주의 이름으로 귀신들도 우리에게 항복하더이다”

얼마나 멋진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는지를 그들은 알았다

예수 그 사람만 따라 다닌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알았다

이젠 그렇게 이적을 행하던 무리들이 실망할 때가 온 것이다

따르던 무리들이 놀라던 그런 일이 없어지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할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멍 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넋을 잃을 날이 다가오는 것이다

행 1:11이다

“가로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고난의 길을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앞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빨리 감지하는 것이다

풍파로 파선하는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낙심하지 않는 길은

구조선이 바로 옆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이다

그래서 예수께서 하늘로 가신 후 제자들은

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면 주님이 금방 다시 오실 것이란 희망을 가졌었다

이까짓 목숨이 대수냐 하고 달려들었다

성령이 오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가는 곳 마다 복음의 기별이 확산되는 것을 눈으로 볼 때에

그들은 기뻤다

그러나 그들의 앞에는 수많은 가시채가 널리고

기다림에 지쳐도 오시지 않는 주님을 몰랐다

기약이 이르러 주님 오셨듯이

예언의 시간이 지나야 주님 오신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그 시간이 자그만치 2000년,

이 세대가 가고 저 세대가 왔고

다시 저 세대마저 가고 새로운 천년이 밝았다

그러나 우리가 기다리던 주님은 하늘에서 꿈적도 안 하신다

우리 교인들 참으로 위대하다

그렇게 날짜 정하고 못 갈 사람 점지하고

자기는 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도 왜 오시지 않을까? 라는

의문조차 가지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는 주님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에 지쳐서 쓰러진다 해도

절대로 그 잡은 끈을 놓지 않는다

참으로 위대하다

그런데 그 위대한 성도들이 이 땅에서 지금 뭣하며 살고 있을까?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지나 간다

우리는 지금껏 그림자밟기만 하고 살지나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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