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통큰 통치술로 북한 땅 광대한 부지에 공단을 건설하도록 하여 그야말로 그들은 손 안 대고 코 풀듯이 한국 자본으로 건설 운용했고 거기서 쏠쏠히 경제적 실리도 챙겨 온 마당에 하루아침 날벼락처럼 입주 기업을 쫒아냈다. 인제 와서는 한국의 기를 꺾고 입만 벙긋하면 저들 주장대로 공단을 주무르려는 속셈이었으나 박 대통령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한국 비위를 맞추려는 눈치다.
이 문제에서 북한 정권은 한국 정부와 공단 입주자를 분리하여 취급하되, 직접 피해 당사자인 입주 업체의 약점을 이용하려 하였으나 한국 정부는 입주 업체를 뒤로 세우고 정부가 앞장서서 공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관성에 북한 정권이 포기하고 정부 당국자 사이 접촉으로 해법을 찾기로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부터가 문제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은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집단이란 걸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그들의 대화 제의는 늘 그렇듯이 그저 말장난이라는 점이다. 다만 우리 정부의 주장에 그들이 숙였다는 점 외에는 우리가 그들에게서 얻을 점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다. 그들이 누군가? 그들은 분단 이후 한 번도 그들의 속심을 바꾼 적이 없고, 우리 민족이라는 감상적 호소에 맞장구치는, 분수없는 무리들이 국가 보안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제집 드나들듯 한 지가 어제오늘이 아니다. 이산가족인 남한 실향민 외에는 사실 그들을 믿어본 적이 국민은 한국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동안 미해결 사안 여러 가지를 들고 나와 뭔가 보여주려는 기만을 작정하고 부드러운 말씨로 남한을 다독이려 한다. 어느 북한 전문가는 시사 논평에서 결과를 봐야 그들의 속내를 알겠지만, 이번 사안을 처리함에 어떤 제삼자를 증인으로 앉혀놓고 양자 간 대화와 타협을 하게 한다면 약속 이행의 실효가 있을 것이란 말을 하더구먼 서나, 국제 조약도자기 편의대로 마구 탈퇴하는 무법자에게 제삼 보증인이란 게 뭐 말라 비틀어진 타협이란말인가.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남북 신뢰 프로세스가 그들의 어망에 잡히기 딱 좋은 구호라서, 한국정부는 이 프로세스란 공약을 가능한 한 지키려 할 것이나, 이번 기회에 다시는 북한과 어떤 약속도 못 믿는다는 결의를 북한에 보여도 그들의 허튼수작에 우리 정부가 빠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럴진대, 이번이야말로 우리는 그들과 맺은 인연을 썩은 새끼줄로 믿고우리가 먼저 그들과 약속을 폐기해도 원망하지 않을 기회로 삼기 바란다.
동상이몽
조갑제 "미군주둔은 사대주의... 노예근성 벗어나야"
'주한미군 철수' 주장 동영상 화제... 진중권 "제대로 '우익'하려는 듯"관련사진보기
"한미동맹이 고맙고 고맙지만은 항상 좋은 것은 대가가 있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의존적이 되고 사대주의적이 된다."
이 발언을 한 당사자는 놀랍게도 우익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다. 지난 5월 24일(지만원씨는 조 대표 발언 날짜가 6월 2일이라고 주장) 유튜브에 올라온 '조갑제 한미 연합사 해체 옹호 발언' 제목 동영상을 보면 조 대표는 "대통령까지도 국가 중대사가 났을 때 미국 대통령한테 전화를 걸어서 해결하려고 하는, 심하게 말하면 노예근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기 나라를 자기 힘으로 지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써보지도 않고 남에게 도와달라는 것은 노예근성"이라며 "2015년을 오래된 우리의 사대주의 노예근성을 깨부스는 계기로 삼아 적극적으로 그 이후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2015년 전작권환수를 하면서 한미연합사 해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대표는 북한핵개발을 '자주국방' 차원에서 해석했다. 그는 "북한은 흉악무도한 죽일 놈들이지만 자주국방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핵개발을 했다. 그 정도는 우리가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남북한에는 국력차가 존재한다. 미국의 도움 없이도 능히 이길 수 있다. 북한에 연합사가 존재하나? 우리도 연합군 없이 이길 수 있다. 이는 국가관과 용기의 문제"라며 "우리의 힘으로 북한을 억제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 국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스라엘에는 외국 군대 없다. 물어보니 외국군대가 있으면 국민정신이 타락한다고 하더라"며 외국군대 주둔을 반대했다.
조갑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는 트위터를 통해 "조갑제씨가 제대로 '우익' 하려는 듯"이라며 옹호했다. 그는 이어 "조갑제씨는 극우라 하더라도 나름 철학이 있지요. 20년에 걸쳐 어느 정도 사상의 일관성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후, "조갑제의 북핵 평가 발언은 박정희 찬양 맥락에서 한번 나왔던 것. 70년대에 카터가 민주화 안 하면 미군 철수한다고 협박하자, 박정희가 '자주국방' 운운하며 핵개발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는 조갑제 대표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jmw6422)에 "전라도 것들이 청와대, 국방부 차지하여 조갑제 내세워 주한미군 몰아내려 연극을 한다"고 비난했다. 누리집 '지만원시스템클럽'에 올린 글에서도 "조갑제의 발언과 노무현의 발언은 내용 면에서 100% 일치한다"면서 "조갑제는 완전히 좌익들과 입장을 같이하며,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북한을 고무찬양하고 있으며, 또 한 발 더 나아가 한미안보협력관계를 단절하자고 주장한다"며 "빨갱이 주장"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