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요일 오후에 읽어보는 두편의 돌아온 라이언 킹에게 딸랑거리는 잔혹사

by 김균 posted Jun 27, 2013 Likes 0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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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6.28 11:24 수정 : 2013.06.28 11:50



‘대화록 발언 유출자’ 문자에 트위터 풍자 잇따라

진중권·공지영도 “조폭이 아님?” 상황 꼬집어

(김재원) “형님”
(김무성) ‘……’
(김재원) “형님, 제가 다 해명하겠습니다.”
(김무성) ‘……’
(김재원) “형님!”
(김무성) “일단 앉아, 기자 카메라 있어. 조용히 얘기해”
(김무성) “최대한 표정 관리해라”
(김재원) “예, 형님, 저기 그게”

한 누리꾼이 트위터를 통해 27일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김무성 의원을 찾아가 자신이 ‘대선 기간 중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입수해 활용했다’는 김무성 발언의 유출자가 아니라는 해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꽁트를 올렸다.

김재원 의원은 김무성 의원에 “최고중진회의에서 형님 말씀하신 내용에 대한 발설자로 제가 의심받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맹세코 저는 아닙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직접 그를 찾아가 머리를 깊게 숙였다.

(새누리당 당직자) “오야붕! 오야붕을 찌른 놈을 찾은 것 같습니다.”
(김재원) “형님, 저는 아닙니다. 제 충정을 알아주십쇼. 형님이 복귀하셨을때 라이온킹의 돌아온 심바라며 딸랑거리던 저를 잊으신 겁니까. 한번만 만나주십쇼.”

또다른 누리꾼도 김무성 의원의 휴대전화에 남겨진 문자메시지 사진을 보고 이렇게 트위터에 상황극을 만들었다.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이들을 조폭과 같다고 묘사한 트위터 글들이 누리꾼들에 의해 여러차례 옮겨지며 공감을 사고 있었다.

진중권 동양대 겸임교수는 김무성-김재원 의원의 행동을 보고 “영화 찍냐? 무성 형님, 재원이 그 놈은 믿을 수 없어요. 이 참에 땅에 묻어버리세요. 뭐, 이런 대사가 어울릴 것 같은 상황”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소설가 공지영씨 역시 “조폭이 아님?”이라고 했다.

누리꾼들이 이들이 ‘조폭’ 같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김재원 의원은 실제 조폭을 잡던 검사 출신이다. 김재원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4년엔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인물이다. 그는 부산지검과 서울지검 검사를 지낸 이른바 ‘한국사회의 엘리트’ 출신이다.

하지만 이제 이들을 보는 시선은 차갑다. 최경영 <뉴스타파>기자는 “기업형 조폭의 대화 같다. 자기들끼리 권위주의 문화가 이정도면 속맘으론 국민은 개밥”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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