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무관심하면서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by southern cross posted Jun 28, 2013 Likes 0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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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프랑스에서는 수능 시험인 바칼로레아가 철학 문제를 시작으로 치러졌다고 한다. 여러 문제 중 하나로, '정치에 무관심하면서 도덕적 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4시간 동안 답을 써 내려가야 했다. 여러 인간 사회들 중에서 인간적으로 더욱 인간적인 프랑스가 올해도 그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인간 스스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프랑스는 여전히 프랑스다운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가 인식하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기도 하고,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그들도 말할 것이다. 왠만하면 막스와 프로이드 그리고 다윈의 인간론은 지구상에서 북한과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통하기에 그들의 대답을 가정해 보았다.  

 

하지만, 이건 우리 시대의 대답이고, 만일 천년, 이천년, 삼천년을 거슬러 올라가 같은 질문을 던지면 고대인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시편 8편에서 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먼저, What is human being?라는 질문 뒤에 '영화'와 '존귀'라는 두 단어가 발견된다. 보통 하나님과 히브리 왕에게 적용하는 표현인데, 이 영화와 존귀가 인간의 머리에 관씌워져 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로얄 Royal 지위를 부여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얄 지위를 가진 인간에게 만물이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간도 하나님이 기억(remember)하시고 보호(visit)하실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이렇듯 히브리 시인은 인간을 신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였다.   

 

인간을 보편적인 렌즈로 보든 히브리 시인의 눈으로 보든, 다시 시험문제로 돌아가서, 인간이 정치나 사회 이슈에 눈감고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우린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특별히 도덕적 행동 양식을 종교적 원리 중 하나라고 본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 정치 상황에서 과연 우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올해의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 중 아주 시급히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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