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승식 사회부 기자
그 러나 그는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 1997년 영국 액세터대 경찰학 박사 학위논문에 표절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인용 규칙을 어기고 따옴표 안에 넣거나 블록 인용 형태로 처리해야 할 직접적 인용을 출처 표시만 한 채 간접 인용 형태로 잘못 표기한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2년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표절'이라고 주의를 준 행위를 정작 자신이 한 것이다.
표 전 교수는 "제 박사 논문에 표절 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분노한 분이 계신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가 하고 있고, 해야 할 역할이나 주장을 중단하거나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도교수 및 학교 측에 알리고 인용 오류 수정 내용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논문은 고치면 되고, 하던 활동은 계속하겠다는 말이다. 그는 "(학위논문을 쓰느라) 5년간 타국에서 쏟은 땀과 열정이 논문에서 발견된 일부 표절 흔적으로 인해 훼손되고 무너지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마녀사냥'에 가까운 흠집 잡기의 폐해를 절감하게 된다"고 쓰기도 했다.
지난 3월 석사 학위논문 표절 논란이 일자 유명 강사 김미경씨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배우 김혜수씨는 공식 석상에서 사과하고, 석사 학위논문을 반납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도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들은 책임을 졌다. 그러나 표 전 교수는 교수를 그만두고 지금 하고 있는 방송 패널과 신문 칼럼니스트 일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남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강조하던 '학자' 표 전 교수는 자기 일에 대해선 여러 핑계를 대며 그냥 넘어갈 작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