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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내 앞에 서 있었다.
20대 후반이거나 기껏해야 30쯤 돼 보였다.

안식교인은 분명히 아니었을 터.


당신이 피우는 담배 때문에 죽을 확률이
미친 소 먹고 죽을 확률보다 더 크다고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ㅆ ㅏ ㄱ ㅏ 지 없는 느낌은 아예 들지 않았다.

비벼 끈 꽁초를 거리에 버리지 않고
미리 준비해온 손가방 작은 주머니에 넣으며 돌아서는 그녀의 얼굴엔
고뇌가 서려 있었다.

기껏 소고기 먹고 죽을까 봐 두려워하는
그런 고뇌가 아니었다.




고뇌가
짙은 안개처럼 흐르는 그 얼굴이

무르익은 사. 람. 의. 색깔로 빛났던 것은
그녀 손에 들린 촛불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


안식교인은 분명히 아니었을 터.


어쨌든,
그 얼굴
정말 아름다웠다.




지쳤으나 피곤하지는 않았던 나를 싣고
전철 끊긴 서울의 밤길을 달리는
택시 기사의 한 맺힌 넋두리가

담배 피우는 여자 얼굴에
깊은 계곡 안개처럼 서려 있던
바로 그 고뇌였다.





비벼 끈 꽁초를 거리에 버리지 않고
미리 준비해온 손가방 작은 주머니에 넣으며 돌아서는
고뇌에 찬 그녀의 얼굴은
진정 아름다웠다.


담배 피우는 그 여자는
내 앞에 서 있었다.

정녕
안식교인은,


아니었을 터.


(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 ?
    김원일 2013.07.28 21:36

    2008년 어느날 촛불 집회에 참가하고 나서 옆 동네에 올렸던 글입니다.

  • ?
    백근철 2013.07.29 03:41

    오늘 서울역광장에서 전도자의 무리를 보았습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란 현수막 뒤에서 설교하는 분들을요.

    바쁘게 지나가는 여행객들 사이로 무표정한 노숙인들이 보였습니다.

    문득 예수님이 서울역 광장에 오시면 무엇을 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니체가 그랬다지요.

    루터의 종교개혁은 최초의 독일적인 사건이라고...

    그는 중세교회의 계층적 지배구조를 비판하고 정통 가톨릭의 모순을 비판했지만 

    여전히 봉건주의가 지배하고 있던 사회의 모순에는 순응적이었고,

    오히려 동학혁명에 비견할만한 뮌처의 농민전쟁을 핍박하는데 앞장섰다고 합니다.

    강대석은 니체평전에서 루터를 이렇게 평가하더군요.


    "루터는 현실을 옳게 파악하지 못했다. 종교가 눈을 흐리게 한 것이다. 그는 인간이 외면적으로는 노예상태에 있을지라도 내적으로만 자유로우면 된다고 생각하였고 현세를 철저하게 악의 세계로 보는 비합리적인 비관론자였다. 그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이 죽음을 통해서 기독교인에게 주어지는 구원을 역설했지만 그리스도가 지상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무엇을 가르쳤는가를 옳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정치적으로 철저하게 보수적이었던 루터는 르네상스 시대에 시작된 자연과학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계몽주의의 유물론 철학을 적대시하였다. 심지어 계몽주의의 근본 핵심인 이성을 '창녀'라 부르며 모멸했다. 비록 민중을 위해 성서를 모국어로 번역했지만 그것은 민중의 진보적인 정신을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신앙의 틀 속에 가두어두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독일의 통일적인 힘을 지역적으로 분산시켰다. 군주제에 복종할 것을 강요한 루터의 의도는 독일민족 특유의 복종심리를 만들어냈다. 루터는 정치권력에 대한 외면적인 복종과 신에대한 내적인 복종을 강요함으로써 독일 시민계급의 자의식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무너뜨렸다."


    어쩌면 사람들이 말하는 정교분리, 혹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는 말의 오독때문에 악한 권세들이 더 득세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
    동방박사 2013.07.29 14:11

    백근철님! 니체의 눈으로 루터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요? 종교가 눈을 흐리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뜨게 한 것이지요. ‘빛의 세계를 보는 눈이 육안 위주의 사유와 현저히 다른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그리스도가 사람의 생애에서 어떻게 하셨나요? 죽은 자들로 장사하게 하고 죽은 자들끼리의 암투에 개의치 않았지요. 루터를 읽어내지 못하면 기독교를 사시로 볼 듯합니다. 루터에 이어 화잇, 바이블 순으로 걷어내고 결국 보이는 대로만 믿는다.”의 수순으로 가시는 듯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지고지순의 안목 없이 루터를 읽어내면 바로 오독행! 성찰 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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