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새미로 살고지고
아기자기
으스름한 달빛 아래
여울가녘 둔덕에 올라서니
견우직녀달 미리내는 가온누리
윤슬대는 흰여울처럼
고운 꽃가람이 가이없다
푸실 재너머
늘솔길에 송아리는
솔내음 살랑살랑
예그리나 도란도란
시나브로 밤 익도록 오릇한데
야속한 미리내는
해뜰참 되었다고
참없이 가자해도
허우룩한 예그리나
온새미로 살고지고
허우룩한 예그리나
온새미로 살고지고
(순수한 우리 말들입니다.)
으스름 : 1) 빛 따위가 침침하고 흐릿한 상태 2) ‘어스름’의 방언
여울가녘 : 여울(폭이 좁은 강이나 개울)의 가장자리, 여가리, 언저리.
둔덕 : 두두룩하게 언덕진 곳, 언덕
견우직녀달 : 7 월
미리내 : 은하수
가온누리 : 세상(누리: 옛말)의 중심(가온대: 옛말)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흰여울 : 물이 맑고 깨끗한
꽃가람 : 꽃이 있는 강
가이없다 : 가없다. 끝이나 한도가 없다.
푸실 : 풀이 우거진 마을
재 : 길이 나 있어서 넘어 다닐 수 있는 높은 산의 고개
늘솔길 : 언제나 솔바람이 부는 길
송아리 : 꽃이나 열매 따위가 잘게 하나의 꼭지에 달려 이루어진 덩어리
솔내음 : 솔의 냄새
살랑살랑 : 바람이 가볍게 자꾸 부는 모양
예그리나 : 사랑하는 우리사이
도란도란 : 나직한 목소리로 정답게 서로 이야기하는 소리
시나브로 : [부사]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오릇하다 : 모자람이 없이 완전하다
해뜰참 : 해가 돋을 무렵
참없이 : 중도에 그치거나 쉬는 일이 없이
허우룩 : 마음이 매우 서운하고 허전한 모양
온새미로 :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방금 아기자기 님의 옛글들을 읽고 있었습니다.
와, 이 글 환장하게, 눈물나게 좋다.
제발 부탁인데
보다 자주 글 좀 올려주세요.
(여성 동지들을 위해 올린 글인데 끼어들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