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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0 11:51

어떤 가족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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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족의 소박한 '시국선언'
ⓒ 김동수

 


"우리도 시국선언할까요?"
"시국선언? 우리가 어떻게 해요?"
"국정원이 불법선거를 저질렀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 돼죠."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 시국선언을 어떻게 해요. 시국선언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지난 6월 5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작한 국가정보원 불법적인 정치·대선개입을 규탄하고 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자 아내에게 우리 가족도 시국선언을 하자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국정원이 불법선거를 저질렀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정원 불법선거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 않았지만, 가족이 시국선언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마음에 부담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시국선언을 꼭 장난처럼 여길 수 있다는 아내 말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번씩 아내에게 시국선언을 이야기를 꺼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이념이 강한 대구·경북지역에서 신부와 수도자 등 사제단 250여 명이 시국선언을 한 것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대구대교구 신부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1911년 출범 이후 102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두환 폭압정권이 종말을 고해가던 1987년에도 대구교구는 시국선언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이번 국정원 불법선거는 전두환 정권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목사인 내가 시국선언을 하지 않는 것은 신앙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을 계시록 21장 8절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뿐이다"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느님 나라는 진리와 정의가 존중받는 나라, 거짓과 부정에 대항하는 나라입니다. 교회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우리에게 불의에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가르칩니다"고 천명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 초등학생 막둥이도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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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선언을 하기 위해 아이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 김동수

 


맞습니다. 교회는, 신앙인은 정의롭지 못한 현실 앞에서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죄악입니다. 불의에 대한 무관심도 악입니다. 국가권력이 불의를 행했는데도 중립을 지키는 것 역시 악입니다. 더 나아가 국가정보기관이 민주주의를 훼손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불의입니다. 이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불의 자체보다 더 악하고 교활합니다. 말없는 합리화는 불의가 상식이 되게 만듭니다. 그리하여 용납하게 됩니다.

필자 생각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2013년 8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악은 국정원 불법선거 개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국선언을 선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입니다. 아모스 5장 24절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다 알고 있는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입니다.

아내를 설득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만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17일 저녁을 먹고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시국선언'이 무엇인지 설득시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이럴 때 가장 쉬운 길이 근본을 말하는 것입니다.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알아?"
"모두가 평등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에요."(큰아이)
"자신만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 생각도 존중하는 것."(둘째아이)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막둥이)
"다들 잘 알고 있네. 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가 있어. 그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투표와 선거."(한목소리)
"국민이 주인인 것은 맞지만, 대표를 뽑아 그들에게 나라를 이끌어가게 해. 이것을 대의민주주의라고 한다. 그럼 대표자를 뽑는 선거는 공정해야 할까? 아니면 불공정해도 될까?"
"공정해야죠."

"잘 알고 있구나. 그런데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국가정보원이 선거에 개입했어."

"우리 가족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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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족의 소박한 '시국선언'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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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조금 어렵다는 눈치였지만,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만은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든 이유도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지지 않고, 선거에 개입한 사람들을 처벌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부터 대학교수 그리고 신부님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너희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아빠는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을 용납할 수가 없어."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우리 함께 시국선언해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아주 소박한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 가족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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