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 날라리 주례사-친구의 재혼식에서 생긴 일(19k)

by fm posted Sep 25, 2013 Likes 0 Replie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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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종 날라리 주례사-친구의 재혼식에서 생긴 일

“잡종 날라리”란 말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자기의 음악순준은 “잡종 날라리”에요 라고 표현했는데

그는 사실 대단한 음악 실력자이며, 애호가다.

-생략-

결혼식장의 풍경화

참석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며, 신랑 신부의 동기동창들 일색이었다.

주례목사 와 새신랑 등단

양가 아들 딸 며느리 사위 10명 등단

드디어 면사포쓴 신부를, 큰딸이 모시고 새아빠될 신랑에게 인계

............................................................................................................................

주례목사 왈

여러분 대단한 세기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을 환영한다.

우선 단위에 준비한 3개의 의자에, 신랑 신부 그리고 내가 앉아서

예식을 진행함을 양해 바란다.

나이가 나인만큼, 그리고 오늘 신혼초야를 치를 부부의 체력을 감안한

현명한주례자의 아량과 지혜로 마련한 의자에 앉겠습니다.

신랑의 친구들중 목사 교수 박사등 훌륭한 분들을 제치고

후배인 저를 주례자로 선택한 가족들에게

심심한 감사와 그 혜안을 치하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적격임을 부인할수없는것은

잘생겨서도 훌륭해서도 아닌

두분가족의 역사를 오랫동안 속깊이 알고 지내온 때문입니다

대충 여기서 목사님들 수를 세려보니 열댓분 되는군요.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당첨입니다

모두 축의금 가지고 멀리 캐나다 시카고 등지에서 하객님들이 오셨는데

손해는 안볼 겁니다.

우선 세기 첫 풀코스 재혼식에 참석한 것만도 반은 건졌고

이제 주례자가 주인공들을 소개하면 그이야기를 듣고나면

본전은 찾았다는 기분을 느낄것이라 확신합니다.

혹시 예식이 끝난 후

나도 한번 재혼 해볼까 하는 분들이 생겨도

그 책임이 나에겐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웃음)

1.신부소개- 제 첫 전도사시절 신부와 故友(전남편) 부부는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신자였는데

불운하게 의사이면서도 아깝게 지병으로 4자녀를 두고 돌아가셨습니다.

성경말씀데로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는 천명을 받들어

미망인에게 위로와 용기를 드리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본인은 아시는지?

친구처럼 목사처럼 인간적으로 교제를 오랫동안 해오던중

어느 날 상담을 요청해서 하시는 말

“목사님 저 외로워요, 영화도 같이 보고 산책도하며 대화를 나눌 상대가 필요해요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도 되고.”

아니 그 정도면 내가해줄수도 있는데 월말인가?

(잠자리를 같이할 남자가 …….) 그립다는 말을 할 순 없었으리라

그 느낌을 나는 알았고

“그럼 남편감을 찾아봅시다” 했더니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 후 언젠가부터 전화도 없고 연락이 없어 수소문해보니

남자친구를 만나고 교제중이라는 소식을 듣고부턴

일체 연결하지 않고 지냈다.

행복하기만 기도하면서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당황했지만

주례를 꼭 내가 해주기를 원한단다.

양가족 투표에서 당당히 내가 1위로 뽑혔다니 기분은 좋았다

2.신랑에 대해- 나를 주례자로 뽑은 이유는

“자네가 나보다 허리사이즈가 굵고 키도 작고 만만해서일세!

물론 존경하는 자네 부친의 제자로서 은혜도 입었고…….”

헐? 내가 어때서 뭔가 실수한 것만은 사실이지만

지금 말해봐야 들릴 리도 없고

사랑에 미친 자에게 뭔말을 하나.

참묘한건 오늘 신랑과 옛신랑(고인)이 고교동기동창이며

신부와 옛부인(고인)또한 친구이다

그 친구가 마음에 드는 여학생이 있는데

사랑을 고백할 용기가 없으니 같이 가서 옆에 서있어달라는 부탁으로

교실에 가서 만났는데 얼마나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지

그날로 그들은 교제와 결혼으로 연결되었다.

문제는 오늘 이바보같은 신랑이 먼저 그녀를 좋아했고 사랑했지만

기회도 못 잡고 말 한마디 못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그녀를

단 한발차이로 놓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네요.

한편의 드라마요 소설 아닌가요?

옛부인과 결혼 후 한땐 사업의 성공으로 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부인의 긴병으로 오랜 세월 수발드느라

재산도 날리고 사업도 처분하고 고생많이하다가

얼마 전 홀애비가된 그숱한 사연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요?

참으로 두 분 먼 길 돌아 오늘에야 만났군요.

그 인연이 얼마나 질기고 강한지…….

지나온 세월보다 앞으로 살날이 짧지만

강하고 굵게 진한 사랑을 나누며

살기를 바랍니다.


(펌-구름잡기 주례자의 글에서 )

이시를 외우지못했는데 마침 올려놓으셔서 다행. 지금에사 올립니다


성경대신 읽어준 시는 정호승의 결혼에 대하여 입니다.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분의 사랑과 결심을

친지들과 가족 자녀 손들 앞에서

입맞춤으로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좀 설렁했다 어색하기도 하고 자녀들 앞에서 거시기 하겠지요.

...................................................................

피로연 예식장에서 생긴 일들

신랑 측 친구 대표 - 김접장님의 축하인사

(야! XX아 네가 고3 이 학기 때 시골에서 전학 왔는데

넌A반 난B반 이었지

들리는 소문에 전학 온 촌놈을 인사시킬 때

너희반 여학생들이 “와우” 하면서 탄성을 질렀다는 유언비어에

나와 우리 반 대표 몇 명이 네얼굴을 확인하러 방문을 했던 일이 있었다.

시커먼 눈썹, 검게 탄 촌놈특유의 건강미, 밝은 미소, 낭낭한목소리까지

과연 소문이 진실임을 확인하였다.

남자인 내 눈에도 그렇게 Sexy 해 보이는데 여학생들이야 오죽했겠냐?

그 당시 클리프리차드 라는 영국팦가수가 서울운동장에서 공연할 때

E 여대생들이 빨간 수건 같은 것을 던지고 괴성을 지를때와

비슷한 분위기였나 보다

“제수씨(=새신부)는 명품 중에 명품을 고른 겁니다,

내가 보증합니다, 대박난줄 아세요!“

야! 근데 아까 결혼식 마지막 장면에 사랑표현이 너무 시시하더구나.

그래가지고야 어디 명품소리듣겠니?

조 박사(친구중 한명)!

너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상비약 있지 파란색갈나는 바이아 …….

그거 몇알줘라 새신랑 구실 똑바로 하게

주례목사님! 면허는 있으니 목사라 불리겠지요?

나도 결혼주례 많이 했고 참석 해봤지만

오늘 같은 주례사 난생 첨이외다.

목사라면 적어도 성경구절 한절이라도 읽고

주례든 격려든 하는 게 상식인데

단한구절 인용 않으니

당신 “잡종 날라리 주례목사” 틀림없네.

그런 당신의 주례를 100% 환영하고 좋아하는 나를보니

나또한 “잡종 날라리 목사” 맞소.

일면식 없는 후배목사의 재혼주례사 정말 통쾌하고 즐거웠소.

XX아! 넌 이제 행복할 권리가 있다,

아니 행복해야할 의무가 생겼다.

자녀들과 친구들 앞에서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 다오

사랑한다. 친구야

......................

신부 측 친구 대표인사

신혼초야엔 불을 끄지 말고 아님 촛불이라도 켜놓고 잠자리에 들게나.

혼자 살아온 지 십여 년이 넘었으니 길 찾기 힘들 텐데 초심으로 알겠지?

남편 너무 혹사 시키지 말고 (하하)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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