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장로님 요청에
콘테이너에 먼지쌓인 책 끄집어 내느라고 묵은 냄새를 맡았어요
연작시 1권인 줄 알았는데 7권에 있고 빛바랜 시간이 반가웠습니다
아마 이성당에서는 이런 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울 교인들도 잘 모를거라 생각합니다
교회에 가서 녹명책 한번 찾아볼까?
이성당 자리와 옛날 교회 자리가 이웃에 있었습니다
읽어보시면 느낌이 같으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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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과점
넓은 대머리에 달 떴다
군산시청 앞 이제과점
그 주인 이홍택 영감 환갑잔치 유난했지
환갑잔칫상 차려냈는데
그게 다 이제과점 생과자 빵 과자 등속이었다
과일이고 생선이고 떡이고 과줄이고 뭣이고
다 그만두고
제과점 종업원들이 짜고
이제과점 과자 등속으로 차려 냈다
예수 믿는 영감이라
술잔 어림없이
오는 손님 과자하고 홍차하고 냈다
환갑 기념사진
자아 여기보세요
자아 고개를 좀 이쪽으로
자아 여기보세요
짤칵! 탕!
일시에 천지운행이 멈췄구나
40년 동안 과자만든 이제과점 이영감
제 자식 삼형제 대학나와
여기저기 다니지만
제 자식보다 종업원하고 더 좋아지내는 영감
군산시청 앞 이제과점
객지바람 한번 쐬어본 적 없이
6.25때는 과자 만들어 인민군 주고
수복후에는 경찰주고
오직 안식교회 거기만
1주일에 한번 다녀오고는
아이고 거리도 저자도 다 담쌓아 등 돌리고
빵만들고 과자 만드는 일만이 그의 일이라
허리 꼿꼿하고
예순살 살결 고와라
맑은 눈동자에
웃음도 울음도 머물지 않고
겨드랑에 털도 나지 않고
게다가 한 가지 더! 인색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