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 성경

by 김주영 posted Jan 03, 2011 Likes 0 Repli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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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읽는 것 보다

듣는 일이 잦다.

출퇴근길에 오디오 책을 듣는다.

 

성경도 들어 보았다.

 

읽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오리지날 성경은

입에서 귀로 전해졌다.

 

서기관들이야 책을 베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절대 다수의 백성들은

읽어지는 걸 들었다.

 

그래도 충분했길래

몇천년 동안 하나님이 그걸 가만 놔 두셨을 거다.

 

백성들 하나하나가

쓰여진 성경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 백년 남짓 된 일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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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진 성경

 

복인가 저주인가?

 

복도 될 수 있고

저주도 될 수 있다.

 

성경 연구를 마치

본문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비슷한 단어를 여기서 찾고 저기서 찾고

꼭 무슨 퍼즐 놀이 하는 것처럼

맞추는 것을 업으로 삼고 사는 직업 성경연구가의 job 은

 

사실 4천 오백년 이상

백성들이 그냥 들으면서 살아 왔다는 것을 생각할 때

별로 중요하지 않은 jo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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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언의 말씀의 하나라도"

감하거나 더하면 죽는다는 협박을 담은 요한 계시록도

사실은

읽는 자(단수) 와 듣는 자들 (복수) 을 염두에 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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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듣다 보니

읽는 것과 다르다.

 

단어 하나하나

문맥

문법

무슨 구조

어쩌구 저쩌구

 

그렇게 금과옥조처럼 배운 것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특히 rewind 없이 들었던 옛날에는

더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느낌

감동

spirit

 

바람이었다.

 

그리고

시루에 끼얹져지는 물처럼

밑으로 다 새고 나서도

콩나물을 키운

 

물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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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진 성경이 저주가 될 수 있을까?

 

움직이고 생명을 주는

바람과 물 같은 말씀,

 

그래서

그 지나간 자취와

키운 생명으로만 남는

 

그런 능력이 아니라

 

육화 되지 아니하고  

먹고 나도

밥알 곤두서듯 뺀질뺀질 살아남아 

교리와 신학을 조직하기 위해

이리 엮이고 저리 엮이는

 

"문자" 가 될 때

 

쓰여진 말씀은

복보다는 저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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