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Moss

by winterlotus posted Dec 17, 2013 Likes 0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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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모자를 깊게 눌러 쓴 Routeburn track의 Mr.Moss는
이른 아침 공복의 한 잔처럼 쐬한 기분으로
몽상의 행간을 방황하고 있었다
정물화 속 화병의 눈길처럼,
쓰다가 버려둔 낡은 일기장의 여백처럼 무심한 표정이었다
나뭇가지에 찔린 하늘의 가슴이 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올 풀린 햇살들이 솔잎에 걸려 안단테로 불어오는
바람에 너풀거렸다
폭포의 심장 소리가 낮게 들려왔다
미처 거둬들이지 못한 나의 시선이 그의 몽상의 끝에 걸려
예언자처럼 미래로 날아갔다
압축파일이 풀리면서
내 生이 조금씩 흙으로 전송되고  
마음이 순한 이끼가
그 자리에 그리움처럼 돋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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