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과 알람

by 아기자기 posted Jan 06, 2011 Likes 0 Replies 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식일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깜박 졸다가 서둘러 채비하는데 아내가 국을 끊여 놓았으니 먹고 가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이다. 나는 미역국, 오뎅국, 토란국, 이런 부드러운 국을 좋아한다. 음식만이 아니라 사람도 부드러운 사람이 좋다! 특히 요즘처럼 계속 비가 오고 추운 계절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오뎅국이나 미역국이 제격이다. 따뜻한 국물에 몸이 훈훈해지니까 마음도 한결 편안해진다. 지난 일 년 동안 병수발 하느라고 애쓰는 것 미안하고 자신도 피곤하고 귀찮을 터인데 마음 써 주는 아내가 고마울 뿐이다. 지금 누가 나에게 아내가 어떠한 존재인지 묻는다면 나는 Bible.성경이라고 답하겠다. 거기에는 사랑이 쓰여 있고 항상 나에게 옳은 말만해주며 그 말대로만 따르면 다 잘되고 집안이 평안해진다. 그러니까 아내는 나에게 Bible 같은 존재이다.

 

거의 다 먹어 가는데 아내의 투덜대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늦게 일어나서 샤워장을 늦게 쓰는 바람에 자기도 늦는다고 뭐라 한다. 아니 이건 무슨 뭘 모르는 서운한 말씀, 나는 오늘 새벽 일찍 4시에 일어나서 성경책도 보고 교회 홈피에 글도 올리고 했는데 정작 늦게 일어난 사람이 누군데 또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그렇다고 유치하게 어쩌고저쩌고 다 설명하기도 그렇고 참 흥부가 기가 막힌다. 그러고 보니 아내는 Alarm.자동경보기 같은 존재다. 조금이라도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Alarm 같이 삑삑거린다. 그 중에서도 상점이나 사무실에 도난 방지용으로 설치하는 그 최신 Motion Detector.동작 탐지기이다.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자기 뜻과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면 가차 없이 알람을 울리고 본다.

 

알람이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교회에 가면서 생각해 보니 아내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이 사람이 Bible인가 아니면 Alarm인가? 따뜻한 미역국 한 그릇에 배가 부르고 평안해 지니까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나는 아내가 Bible로 여겨졌다. 이는 나에게 유익이 있으니까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평가는 것이다. 그리고 즉시 아내의 말이 내게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나에게 아내는 시끄러운 Alarm으로 보인 것이다. 이는 내가 손해라는 생각이 들자 부정적인 감정으로 바뀌고 상대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아내는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들었고 똑같은 아내가 고마운 Bible이 되었다가 귀찮은 Alarm이 되기도 한 것이다.

 

이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자기중심적이어서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하지 않고 타인에게서 찾으려하기 때문이다. 내가 비록 새벽 일찍 일어났지만 깜박 졸았기에 샤워실을 늦게 써서 아내가 나 때문에 늦어짐에도 불구하고 미역국까지 끓였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아마 아내는 그 날 하루 종일 나에게 Bible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본 나의 가정.family는 나에게 매일 쓰는 일기장.Diary이다. 왜냐하면 나의 가족들에게는 일기장과 마찬가지로 나의 모든 것들이 적혀있다. 나의 과거의 언행들이 고스란히 열매로 담겨 있고 나의 현재의 상태가 기록되어지고 있으며 나의 미래의 소망이 담겨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곤하고 힘들 때 언뜻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면 나의 family가 가계부.cheque book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사랑으로 보이지 않고 돈.cheque book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이 어떠한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 되고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면 당장 지옥에서 살게 된다. 나의 하나님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은혜의 하나님이 될 수도 있고 귀찮은 Alarm같은 하나님이 될 수도 있다. 천국과 지옥이 내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내세에 있다는 천국과 지옥은 사실 가보아야 있는지 없는지 어떠한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이생의 천국과 지옥은 우리가 지금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 빨간 안경을 쓰면 빨간 세상이 되고 검정 안경을 쓰면 어둔 세상이 보이듯이 긍정의 안경을 쓰고 살면 천국에 살 수 있고 부정적인 안경을 쓰면 지옥을 선택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이 긍정의 안경을 사랑이라 부른다. 이 사랑의 안경은 하나님께 기도하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 4:6,7)

 

이 사랑의 안경을 쓰면 오래 참을 수 있고 온유하며 투기하지 아니하고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고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는 것이다.(고전 13장)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천국, 하나님의 나라 Kingdom of God인 것이다.

 

내일은 일요일이어서 일찍 일어날 필요 없으니 알람은 꺼두고 오늘 저녁에는 나의 Bible을 읽어야겠다! 오늘은 아내가 부드러운 아가서이었으면 좋겠다!

 

“1:1 나비의 아가라. 내게 입 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아멘! 나비

 

 


 ♬♬ 사랑은 주님께 있네 ♬♬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