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337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중국과 영국 사이의 이러한 위상 역전은 결국 세계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중국의 실물경제는 적어도 18세기 이후에는 은을 매개로 하여, 서구 중심의 근대적 세계 체제로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었다. 
서구는 지리상의 발견을 주도하던 세계관으로 이를 읽어냈고, 중화주의적인 문명관에 젖어 있던 중국은 이를 읽어내지 못했다.
......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개혁적 관료 집단을 '경세관료'라고 지칭했다. 

경세라 함은 '경세치용經世致用'을 뜻하니, 경세관료는 곧 현실 문제에 깊고도 넓은 관심을 가진 관료를 의미하게 된다. 

사실 청조는 18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안으로 곪기 시작했고, 19세기 전환기에 이르면 여기저기서 고름이 분출되곤 했다. 

당시 이름 높은 지식인이자 관료였던 홍량길이나 도주, 하장령 등은 안으로부터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이 아편에 주목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아편이 곧 국가 경제의 혈류인 은이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칙서는 그들을 비롯하여, 근대 서양의 사정을 동아시아에 소개한 『해국도지』의 저자 위원같은 경세 지향적 지식인들과도 일찍부터 교유하고 있었다. 

그가 호남 등지에서 아편 엄금에 발군의 업적을 세웠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광주로 부임하러 가는 도중 위원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길 마다하지 않았으며, 광주에 도착한 후에는 현지 사정에 밝은 원덕휘, 양정남등의 지식인에게 서양의 사정을 꾸준히 탐문하였다. 

필요한 자료의 확보에도 힘을 써서, 당시 말라카 등지에서 중국무역에 종사하는 서양인들이 발행하던 《광동 레지스터》, 《광동 프레스》와 같은 영자지의 내용을 요약하여 보고하게 했으며, 그들이 상거래 시 준용하는 법률도 발췌하여 번역하게 했다. 

서구 근대 문명의 근간 가운데 하나인 『각국율례』의 일부가 이때 번역되어 임칙서에게 보고되기도 했다. 광주 부임전부터 이미 그는 확고한 개념과 주관을 갖추었던 '준비된' 인재였기에 부임하자마자 일련의 필요한 조치를 착착 취할 수 있었다.


  반면에 청 조정의 서양에 대한 인식은 '양귀', '양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중원 이외의 지역에는 문명체가 있을 수 없다고 여긴 중화주의 탓에 그들은 '견선이포'를 가능케 한 문명의 높이를 가늠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랑캐의 변방 소요는 어느 시대나 있었던 일이었기에 아편전쟁을 그 연장선상에서 인식하는 우를 범하였다. 

도광제는 임칙서가 파기한 아편의 배상과 평등한 거래를 요청하는 영국에 대해, 그들은 방자하여 이치로 깨우쳐주기는 어려울 듯하니 기회를 틈타 무력을 행사하면 복종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서양인을 오랑캐와 동일시하여 문명화 자체가 불가능한 존재요, 그렇기에 살육을 당해야 비로소 복종하는 존재로 보는 전통적인 문명관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아편전쟁의 패배라는 쓰라린 경험을 하고서도 도광제는 패배의 원인을 전통대로 군주로서의 자신의 부덕함에서 찾았다. 

양국 간에 존재했던 엄청난 화력의 차이에 대한 분석이라든지, 영국 자체에 대한 연구 등은 아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하여 청조는 영국군의 근대적 무기를 그저 그들의 '장기'로만 보았지, 그것의 저변에 고도로 발달한 근대 문명이 꽃펴 있음을 보지 못했다. 

아편전쟁 이후 서구와의 무력 추돌에서 잇달아 패퇴한 후에도 청조가 던진 물음은 "저들에게는 있는데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 무엇인가?"였고, 그 답은 '견선이포'와 같은 도구 차원에서의 서양의 기물(서용西用)을 들여오는 것이었다. 

결코 "우리에게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가?"와 같은 질문은 던져지지 않았다. 

'우리' 곧 '중화'라는 본체(중체中體)는 하늘 아래 유일한 문명으로서 오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중국 개항도시를 걷다, 소통과 충돌의 공간 상해에서 광주까지   김능우 외 지음.

  • ?
    백근철 2013.12.31 13:27
    "우리는 결코 ‘그렇다. 우리는 모든 진리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우리 신앙의 기둥과 같이 중대한 진리들을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지식에 안주해도 좋다.’ 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리는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점증하는 빛 안에서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가슴 안에 살아 움직이는 신앙을 가져야 하며 진리의 더 큰 지식과 더 진보된 빛을 추구해야 한다.“ (RH, Mar. 25, 1890, 177)
  • ?
    김주영 2014.01.01 02:01
    밝은 한해
    주님의 말씀
    '여호와의 신이 목사님에게 임하여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상한 자들을 싸매 주며
    포로된 자들에게 자유를, 갇힌 사람들에게 놓임을 전파하십시오.
    이 해가 하나님의 은혜의 해임을,
    갚아주시는 해임을 널리 알리시기 바랍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재 대신 면류관을 주고
    그 슬픔 대신 기쁨의 기름을 부어 주고
    근심하던 사람들이 찬양으로 옷입게 되어
    그 백성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참나무처럼 굳게 설 것입니다'
    (이사야 61장)
  • ?
    백근철 2014.01.01 11:18
    선배님 새해 덕담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씀이거든요.
    한편으론 많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예수님을 봐라봐야겠지요.
    요즘은 그 안에 감춰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많이 가르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 좀 많이 올려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0423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72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82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72
6845 내가 처음 주를 만난 날 1 file 달수 2014.01.02 1571
6844 예수 그리스도가 작사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 4 file 달수 2014.01.02 1454
6843 하루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는 연주음악, B/e/c/a/u/s/e H/e l/i/v/e/s 2 file 달수 2014.01.01 1543
6842 [평화의 연찬 제95회 : 2014년 01월 04일(토)] ‘새해 벽두 분단시대를 넘어 통일을 바라보며’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4.01.01 1570
6841 진실 케 하소서.!! 8 file 박희관 2014.01.01 1263
6840 지현이와 정원이에게 - 새해 아침의 간절한 바람 6 아기자기 2013.12.31 1461
6839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1 file 1.5세 2013.12.31 1392
6838 옛날이 좋았더라 4 Windwalker 2013.12.31 1102
» 아편전쟁의 패배와 중화주의. 3 백근철 2013.12.31 1337
6836 교회 청년에게 보내는 기별 6 fallbaram 2013.12.30 1277
6835 새해에는 5 fallbaram 2013.12.30 1089
6834 오늘 교과공부를 하다가 2 교회청년 2013.12.29 1821
6833 이 해(年)가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말(1) 7 아기자기 2013.12.29 1378
6832 우리 모두 피해자 6 김균 2013.12.29 1539
6831 [남대극/구약학박사] . . 교과해설 성소 13과 - 성소에서 얻는 권면 (놀라운 속죄/어린양의 피의 원리) 2 hm 2013.12.29 1979
6830 달수님 단상 1 카운셀러 2013.12.28 1144
6829 유대인의착각 기독교인의 착각 안식교인의 착각 1 지경야인 2013.12.28 1238
6828 배시언 선생 책 내용과 관련한 시조사에 대한 아쉬운 마음 1 장탄식 2013.12.27 1723
6827 달수님의 글에 달린 댓글을 읽고 3 winterlotus 2013.12.27 1440
6826 이 누리의 "김정은" ^^ 달수 님을 위하여 2 김원일 2013.12.27 1679
6825 개종과 개신 4 fallbaram 2013.12.27 1268
6824 또 내가보니-마지막 4 단계 fallbaram 2013.12.27 1326
6823 오늘 아침, 나에게 [감명과 가르침을 선물한 아름다운 '깊은생각님'의 '댓글'을 읽고 . . .] hm 2013.12.27 1254
6822 [평화의 연찬 제94회 : 2013년 12월 28일(토)] 다문화사회 한국에 대한 이해와 한국인 되기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12.27 1419
6821 나의 삼육학원 채용을 절대적으로, 강력하게 반대한 목사 13 달수 2013.12.26 1636
6820 접장님과 Windwalker 님. 2 file 달수 2013.12.26 1176
6819 색동옷(6) - 줄초상 열두지파 2013.12.26 1032
6818 또 내가보니-반복하고 팽창하는 성경 이야기 제 3 단계 7 fallbaram 2013.12.26 1391
6817 또 내가보니-제 2단계 (반복과 팽창하는 성경 이야기) 2 fallbaram 2013.12.26 1412
6816 또 내가보니-제 1 단계 (반복과 팽창의 성경 이야기) 3 fallbaram 2013.12.26 1505
6815 사랑해 ~ 대한민국, 사랑해 ~ 대한민국, 반달 2013.12.25 1410
6814 <<<  Happy Christmas Day To You! >>> * 말/글이 복을 부르기도 하고, 말/글이 독을 부르기도 한다. (말씀/말씨/말투의 철학) (글씀/끌씨/글투는?) 반달 2013.12.24 2493
6813 즐거운 크리스마스 입니까? Happy Christmas, if War Is Over! 9 아기자기 2013.12.24 1601
6812 최 헌국 목사와 예수 부끄미 2013.12.24 1369
6811 내시열전 클론 2013.12.24 1575
6810 똥물에 튀겨 죽일 놈과 년 2 fallbaram 2013.12.24 1561
6809 또 내가 보니-이런 도표가 3 fallbaram 2013.12.23 1531
6808 독재자 인명사전-다음에서 클론 2013.12.22 1468
6807 짐승들의 울부짖음 시사인 2013.12.22 1104
6806 박정희 와 딸을 지지 하는 사람들은. 바이블 2013.12.22 1418
6805 젊은이! . . 김정은 동지는 . . 돌발사건을 일으킬수 있는 위험천만의 인물이다. 5 hm 2013.12.21 1698
6804 지금, 청와대에서는 . . 2일전, 3일전, 4일전, 1주전, 2주전, 3주전 . . . http://www.youtube.com/user/cheongwadaetv/videos 5 hm 2013.12.21 2465
6803 이런 역사를 아는이가 있는지? 바이블 2013.12.21 1187
6802 김대중 노무현의 멀때 행위 4 바이블 2013.12.21 1315
6801 변호인....이 시대의 아픔 1 김균 2013.12.21 1198
6800 << 질병의 진짜 원인을 알아본다 >>> 1. 멀정한 교수가 치매환자가 되고, 반달 2013.12.21 1538
6799 민영이에 대한 견해 민영엄마 2013.12.20 1538
6798 “김대중 노무현 이름만 들어도이가 갈리는데 문재인이라니” -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의 심리전단(530단) 요원들 1 고양이방울 2013.12.20 1017
6797 독백 (내 나름의 공부방식) fallbaram 2013.12.20 83510
6796 따끈따끈한 호빵이요 6 fallbaram 2013.12.20 1119
6795 중국 인터넷 인기글 . 3 박희관 2013.12.20 1312
6794 혈변이 나오는데... 7 홀애비 2013.12.19 1843
6793 교회에 안 갔다는 결혼하고 성장한 아들과 나눈이야기 김종식 2013.12.19 1233
6792 [평화의 연찬 제93회 : 2013년 12월 21일(토)] ‘한해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면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12.19 1481
6791 구름 타고 가는줄 알았는데 . 5 file 박희관 2013.12.19 1440
6790 세뇌교육 (독사와 독사새끼들) 7 fallbaram 2013.12.19 1263
6789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 시사인 2013.12.18 1218
6788 지난 1년은 몇 점? 시사인 2013.12.18 1534
6787 자폐아 승리의 대학 졸업식 9 file 최종오 2013.12.18 1489
6786 조선일보 자매지 스포츠조선과 중앙일보가 소개하는 --- 변서은의 박근혜 대통령에게 "팔고 싶으면 언니 몸이나 팔아" 1 장원감 2013.12.18 1243
6785 장원감 4언시를 소개합니다. - 이대 다니는 남자’의 ‘안녕들…’ 대자보 화제 장원감 2013.12.18 1664
6784 일석 이조의 하나님 fallbaram 2013.12.18 1138
6783 북벌보다는 북학으로: 적에게 배우기 - 이상수 13 백근철 2013.12.17 1426
6782 Mr.Moss 2 winterlotus 2013.12.17 1248
6781 풍경 2 fallbaram 2013.12.17 1431
6780 하나님의 토사구팽 (안식일 이야기) 12 fallbaram 2013.12.17 1352
6779 기독교장로회 목사등 400여명 도심서 “박근혜는 물러가라” 첫 거리행진 거리로 2013.12.16 1065
6778 두 여고생의 "안녕들 하십니까? 여러분!!" 1 여고생 2013.12.16 1523
6777 떠나기로 한 분에게 무실 2013.12.16 1514
6776 갈대의 노래 fallbaram 2013.12.16 1433
Board Pagination Prev 1 ...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