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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6 22:04

구제역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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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국민의 정부 시절 농림부 장관을 지낸 김성훈 중앙대 교수가 <전남일보>에 기고한 글이다. .........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口蹄疫)이 한 달여 사이에 무려 7개 시ㆍ도 43개 시ㆍ군으로 확산되어 걷잡을 수 없이 전국에 번지고 있다. 이미 살처분하여 땅에 파묻은 소, 돼지만도 무려 83만두에 육박한다. 뒤늦게 최후의 처방인 백신접종을 시작했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전남, 제주를 포함 나머지 6개 시ㆍ도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얼마나 많은 우제류 가축(발굽이 두쪽으로 갈라진 소 돼지 양 사슴 등)을 더 땅 속에 파묻어야 할지, 장차 지하수 오염과 환경파괴, 전염병 발생 가능성은 없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선 구제역이 경기도 파주에서 2000년 3월 최초로 발생하였다. 농림부는 파주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발생 사실을 확인하자 즉각 반경 500m 이내의 축사와 가축과 건초 등 모든 전염 매개물을 소각 또는 살처분하였다. 다만 동일지역 공직자와 순경들만으로는 파주로 통하는 초소 24곳을 철통같이 봉쇄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인정에 약한 토착 정서상 확산을 막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농림부장관은 꼭두새벽에 국방부장관에게 통사정을 했다. 인간에게 에이즈처럼 무서운 구제역의 전파속도가 상상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이태전 있었던 대만 전역에 걸친 구제역 피해사례(400만 두 살처분)를 들어 군의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마침내 새벽 4시경 군이 동원됐다.

그날 아침 농림부장관의 구제역 발생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구제역 진압 사상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명지시를 내렸다. “방역은 기존의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하고, 피해농가에 대한 보상은 농민들의 기대 이상으로 파격적으로 행하라. 그래야 민관이 자발적으로 협력할 것이 아니겠는가. 모든 부처는 합심하여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이었다. 그에 따라 군은 첫날부터 구제역 진압의 최선두에 나서 초동진압이 가능하였다. 파주 이외의 충남 경기 5개 시ㆍ군 구제역 발생지역에서도 군은 초기 출입통제와 소독실시 그리고 살처분 매몰조치까지 솔선수범하였다. 6개 시ㆍ군 구제역 발생농가로부터 반경 10km 이내의 모든 우제류 가축에 대한 방역단의 초동 백신조치도 가능하도록 뒷바라지 해주었다.

에피소드로는 당시 총선 운동의 일환으로 여야 당 총수들이 현장을 위문 방문했을 때 되돌려 보냈고 잠입 취재한 한 언론사 기자의 옷과 신발을 모두 소각조치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물론 영향권 내의 미감염 축산농가들로서는 애꿎은 살처분 또는 백신접종 조치에 대하여 저항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때로는 떼를 지어 단체로 항의하고 자해에 가까운 자포자기 행위를 보이기도 한다. 애지중지 기르던 생축을 순순히 파묻을 사람이 누가 있으며 그에 따른 경제 및 생활문제는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그러나 살처분 또는 백신조치가 지체될수록 구제역은 확산된다. 그래서 처음부터 피해보상은 기대 이상으로 해줘야 방역이 성공할 수 있다. 2000년 당시 관련 농가에 대해서 규정에도 없는 시가 보상, 백신접종에 따른 손실 보상, 사료대금 배상, 부채 감면, 자녀 학자금과 생활비 보조, 추후 가축 입식자금 지원 등 파격적으로 조치했었다. 그로 인해 여섯 번째로 경기 용인에서 구제역 발생이 멈췄고 살처분 가축은 모두 합쳐 2200마리에 그쳤다.

그 과정에서 동해안의 산불진압과 서해안 지역 구제역 현장을 장관을 포함한 농림공직자들은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쫓아다녔다. 그 결과가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세계에서 구제역 퇴치를 가장 성공적으로 진압한 모델국가로 인정받아 조기에 구제역 청정국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장 빠른 기간에 국내 초유의 구제역을 진압할 수 있었다. 작금 그 끝이 보이지 않고 번져만 가는 구제역 확산과 군 및 정부의 대응 경과를 지켜보면서 연전에 가신 김대중 대통령의 현명하고 과감한 지시가 새삼 그립게 떠오른다. “방역은 제2의 국방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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